그러나 그들의 집회는 예정됐던 23일 강행되지 않았다. 이유인즉슨 그들이 집회 강행을 예고한 20일 밤늦은 시간에 농림부로부터 계란이력제의 시행을 6개월 연기하겠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집회예고가 발표되자 부리나케 대책회의를 열어 각 단체의 임원진과 논의를 통해 계란이력제의 시행을 6개월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6개월이 지나도록 꿈쩍도 하지 않다가 급기야 각 단체가 실력행사를 천명하고 나서자 부랴부랴 계란이력제의 전면 연기를 결정하고 현장방문을 통한 해결방안 마련을 내놓고 있다.
‘.......어린 백성이 니르고저 할 빼이셔도 마참내 제 뜨들 시려펴지 못할 노미 하노라. 내이랄 위하여 새로 스물여덟자를 맹가노니....’ 훈민정음 전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문자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백성들에게 사용이 편리한 문자를 보급해 정부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자 했던 세종의 의지가 담겨있다. 농림부 당국자들이 새겨야 할 문장인 듯하다.
김흥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xofon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