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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글로벌 은행들, 고객 '홍콩 민주화운동 전력'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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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글로벌 은행들, 고객 '홍콩 민주화운동 전력' 조사

크레딧 스위스·HSBC 등 조사 결과에 따라 서비스 이용 제한 가능성

크레딧 스위스, 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홍콩 고객들의 민주화 운동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말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레딧 스위스, HSBC 등 글로벌 은행들이 홍콩 고객들의 민주화 운동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말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은행들이 고객들의 홍콩 민주화 운동 가담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CNBC는 2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6명의 소식통들은 "크레딧 스위스, HSBC, UBS 등 글로벌 은행들이 중국이 지난 1일부터 발효한 홍콩보안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고객의 정치적 관계를 파악하고 홍콩의 친민주주의 운동과 관련이 있는지 등의 검사 요건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정밀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노출된 고객들의 재산이나 금융 거래에 대해 은행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거나 완전히 중단시킬수도 있다.

일부 조사는 공공 장소와 언론, 그리고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고객과 그들의 동료들이 한 말을 면밀히 조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통과시킨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를 분열시키거나, 전복하거나, 테러 활동을 하거나, 외국 세력과 결탁할 때 최소 3년, 최대 무기징역의 처벌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황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고객에 대한 감시가 확대된 홍콩과 중국 관리들에게도 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예상하며 법을 시행했다고 전했다.

2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한 글로벌 펀드 매니저는 고객에 대한 감사가 정치적 입장을 가늠하기 위해 홍콩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정밀 조사를 받은 고객들 혹은 은행이 정치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1989년 6월 4일 천안문 광장 단속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고 연례 촛불 경비를 조직하는 데 도움을 준 홍콩 민주당 의원 앨버트 호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다가올 시대에 대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홍콩에서 모든 금융 및 은행 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은행에서 추가 조사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은행의 이름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HSBC는 홍콩보안법이나 미국이 현지 직원를 제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엄격한 정책과 엄격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사실상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은행은 "국제 표준과 은행 산업에 대한 우리의 지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이전부터 규제 요건을 충족시키기 고객들의 정치적 유대 관계를 심사하는 등의 배경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조사는 국제법을 준수하고 은행 시스템을 통해 불법적으로 얻은 부를 세탁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정치인과 공무원, 공기업 고위 임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 정치적 노출이 심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은행들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이와 유사한 검토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일부 서구 기업들이 홍콩 보안법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비판받았던 시점과 일치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HSBC홀딩스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보안법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영국 정부 인사들로부터 이들의 과거 식민지의 법치를 훼손하는 것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HSBC홀딩스 측에서는 보안법이나 미국의 홍콩 보복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