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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예술에 푹~…단순 협업 넘어 '걸어 다니는 미술관' 개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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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예술에 푹~…단순 협업 넘어 '걸어 다니는 미술관' 개념까지

코오롱FnC·한섬 등 언택트 시대 맞아 집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 고안

커스텀멜로우는 양혜규 작가의 전시의 일부 작품을 캡슐 컬렉션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미지 확대보기
커스텀멜로우는 양혜규 작가의 전시의 일부 작품을 캡슐 컬렉션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예술이 새로운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찾아오고 있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는 단순한 디자인 협업을 넘어서 작품이 주는 이미지를 집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하는 등 폭넓은 개념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설치 미술가 양혜규와 손잡았다.

1990년대부터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양혜규 작가는 동시대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의 쇼윈도 및 디스플레이를 위한 전시 협업(2016),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의 상설 작업 설치(2017) 외에 국내 브랜드와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으로, 커스텀멜로우는 작가의 작업과 전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컬렉션을 선보인다.

커스텀멜로우는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중심 모티브로 다루어 작품 이미지는 물론, 제작에 사용된 재료와 도구, 제작 과정을 해석의 대상으로 삼아 컬렉션 디자인에 적용했다. 상품 라벨에는 상품에 접목한 작품의 상세 설명을 담아 협업의 의미를 더하고 일종의 '걸어 다니는 미술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협업 컬렉션은 티셔츠, 코트와 같은 의류부터 양말, 캡 등 액세서리까지 총 30여 개 스타일로 구성됐다.

한섬에서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마인'은 지난 5일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유튜브 미디어 '널 위한 문화 예술'과 협업 콘텐츠를 발행했다.

널 위한 문화 예술은 구독자 18만 9000명을 보유한 유튜브 기반 미디어 플랫폼이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예술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주로 다루며 많은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위 '랜선 문화생활'이 주목을 받고 있어 마인은 협업을 진행하고 전속 모델인 배우 신현빈이 직접 출연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신현빈은 시대의 흐름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해 변화해 온 '원피스'의 역사에 대해 매력적인 특유의 목소리로 직접 설명하며 구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전 명화부터 영화 속 주인공까지 실루엣과 소재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원피스를 소개했다.
몽클레르가 선보인 '상자 속 전시' 한정판 아카이브 상자의 모습. 사진=몽클레르이미지 확대보기
몽클레르가 선보인 '상자 속 전시' 한정판 아카이브 상자의 모습. 사진=몽클레르

몽클레르는 '1 몽클레르 JW 앤더슨' 컬렉션 데뷔를 기념하기 위해 500개의 한정판 아카이브 상자를 마련했다.

전시 큐레이터인 조나단 앤더슨은 문화적 모임이 제한되는 상황 속에서 예술을 사람들 앞으로 직접 가져다줄 수 있는 '상자 속 전시'를 기획했다. 그가 선보인 컬렉션을 집에서도 편하게 느껴보고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앤더슨은 한정판 아카이브 상자를 위해 포토그래퍼 타일러 미첼과 함께 여름 영국 전원 지역에서 촬영한 컬렉션의 듀오 컷들을 담았다.

몽클레르 관계자는 "상자가 가진 특유의 물성이 주는 힘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만지고, 가지고 놀면서 컬렉션과 교류할 수 있게끔 한다"면서 "다 같이 패션쇼를 관람했던 전통적인 경험을 대체하며 사적인 공간에 대한 시각을 독창적으로 풀어낸 하나의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