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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기 논란' 보란듯이 현대차 '진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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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기 논란' 보란듯이 현대차 '진짜' 내놨다

말만 앞선 니콜라, 1900km 주행 알고 보니 '가짜'
현대차, '엑시언트' 실물 수출하며 결과로 보여줘
현대차 상용화 실증 나서…2030년 1만 2000대 북미 공급
사업 전략 14일 발표 예정, 글로벌 주도권 챙긴다

현대자동차가 스위스에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7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고객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가 스위스에 수출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7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고객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2 (전기차 업체) 테슬라'인 줄 알았더니 '신기루'였다.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미국 수소전기 트럭 업체 니콜라의 '수소전기 트럭'은 허상으로 드러났다. 그런 사이 현대자동차는 '진짜' 수소트럭을 성공적으로 스위스에 인도해 글로벌 수소전기 트럭시장 주도권을 거머쥐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4일 오전 10시 수소전기트럭 사업 목표와 전략을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과 연료전지 시스템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양산형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건냈다. 총 10대 가운데 1차로 7대가 지난 7일(현지시각) 스위스 내 유통·물류기업 등 고객사에 전달됐다. 나머지 3대는 이달 말에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지난 7월 양산을 시작한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총 적재중량 10톤으로 190kW(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32kg 용량 수소탱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약 400km를 달린다.

수소전기차는 장거리 운행과 고중량 화물 운송에서 일반 전기차보다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트럭 운행 비용은 주행거리 100km를 넘으면 일반 전기트럭보다 저렴해진다. 매킨지는 또 2030년 글로벌 수소트럭 보급 대수를 300만~400만 대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수소트럭 엑시언트가 수소를 완전히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8~20분 정도로 전기를 충전할 때보다 훨씬 빠르다.

니콜라 역시 이 점을 겨냥해 수소전기트럭 '니콜라 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니콜라는 니콜라 원이 1회 충전으로 1200만 마일(약 1920km)을 주행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며 미래 자동차 산업의 '태풍'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보조사업체가 '힌덴버그'가 발간한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니콜라의 큰 소리가 허풍으로 드러났다.

힌덴버그 보고서는 니콜라가 공개한 니콜라 원 주행 영상이 언덕에 모형 차량을 세워놓고 아래로 굴려 촬영한 것이라고 폭로해 투자자들과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니콜라는 수소트럭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도 않는 등 실체가 전혀 없는데도 조작된 영상과 거짓말로 투자자와 소비자를 농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한 때 니콜라가 현대차에 제휴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이른바 '니콜라 사태'와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출은 수소전기차 기술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소를 공기와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다는 간단한 원리이지만 이를 자동차 연료 시스템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10여 년 뒤인 2009년에는 첫 수소전기차 '투싼 ix'를 선보였고 다시 10여 년 만인 2018년 '넥쏘'를 출시했다. 현재는 현대차 상용차 생산 공장이 있는 전북 전주시, 그리고 서울 여의도 국회에 수소전기버스가 운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20년 가까이 수소전기차 개발에 몰두해 깜짝 놀랄만한 결과물을 내놨다"라며 "이 점이 니콜라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트럭 1만 2000대 이상을 미국 등 북미에 공급하고 중국에는 수소전기 상용차 2만 70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