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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상위 10%, 전체 보험금 50% 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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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상위 10%, 전체 보험금 50% 타간다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 131.7%...위험손실액 1조 4000억 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 입원 치료를 받은 청구자 중 상위 10%가 전체 지급보험금의 약 50%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보험연구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 입원 치료를 받은 청구자 중 상위 10%가 전체 지급보험금의 약 50%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보험연구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 입원 치료를 받은 청구자 중 상위 10%가 전체 지급보험금의 약 50%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과 문혜정 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실손의료보험 청구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쓴 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부분을 실비로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2003년 공적 건강보험을 보조하는 형태로 처음 도입된 실손보험은 국민의 3800만 명 이상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수치로,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위험손해율은 130%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등으로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다소 둔화됐으나, 2020년 적용 요율 인상의 최소화 등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표준화 이전(~2009년 9월) 및 표준화(2009년 10월~2017년 3월) 상품의 경우 약 20% 내외의 요율 인상이 필요했으나, 2020년 적용된 손해보험회사 전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률은 평균 6~7%에 그쳤다. 착한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해율은 2017년 4월 출시 이후 빠른 속도로 상승해, 3년이 채 되지 않은 작년 하반기부터 100%를 상회했다.

실손보험금 청구는 의원급 비급여 진료의 증가, 근골격계·안과질환 집중, 소수 의료이용에 편중되는 특징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의원의 실손보험 비급여 진료 청구금액은 1조 1530억 원 규모로, 2017년 상반기(6417억 원)보다 무려 79.7% 증가했다.

최근 의원의 비급여 진료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면서 실손보험 전체 청구의료비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시행 전보다 증가(2017년 상반기 47.5%→2020년 상반기 48.1%)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는 최근 3년간 3.4%씩 감소하면서 청구의료비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상반기 19.9%에서 올해 상반기 14.4%로 감소했다.

실손보험 청구금액에서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은 근골격계·안과 질환이 상위 청구 항목에 집중됐다. 근골격계 질환은 실손보험 전체 청구금액에서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청구금액에서 비급여 진료 비중도 81.2%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최근 실손보험 청구금액에서 비급여 진료 비중이 가장 높은 질환인 안과(82.2%)에서 백내장의 청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소수의 과다 의료이용으로 인해 의료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거나 꼭 필요한 의료이용을 한 대다수의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전체 가입자의 95%가 무청구자이거나 연평균 50만 원 이하의 소액 보험금 수령자로, 연평균 100만 원 이상 수령자는 전체 가입자의 2~3% 수준이다. 통원 전체 가입자의 80% 이상은 무청구자이거나 연평균 10만 원 미만의 소액 청구자로, 연평균 30만 원 이상 수령자는 전체 가입자의 9% 수준이다.

정 연구위원은 "소수의 불필요한 과다 의료이용은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악화 원인일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손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형평성 제고, 비급여에 대한 비용 의식 제고를 위해 가입자의 개별 비급여 의료이용량과 연계하는 할인·할증 방식의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상품구조 개편을 통해 지속성 강화를 도모하더라도 실손보험금·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