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외정보기관 대외정보국(SVR)의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을 통해 블레이크가 98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블레이크에게 한국과 인연이 일생일대의 결정적 전환점을 안겨준 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6.25동란)이었다.
블레이크는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에 억류됐고, 그 기간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은 영향에다 당시 민간인 주택까지 폭탄세례를 퍼부은 미군을 목격하고 공산주의자로 전향했다.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이전에 영국으로 돌아온 블레이크는 이미 소련 스파이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007시리즈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가 소속됐던 영국 정보기관 MI6의 동독지역 첩보망 지휘책임을 맡은 블레이크는 동유럽 내 영국 정보원 등 MI6 인적 정보를 소련에 넘겼다, 외무부로 복귀한 1956~1959년 기간에도 MI6 활동하면서 소련 스파이 활동을 해 왔다.
같이 활동한 소련 스파이가 체포되면서 블레이크는 위기를 맞았지만 영국 정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아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서방세계로 망명한 폴란드 정보요원이 정체를 폭로하면서 블레이크의 이중 스파이 행적이 탄로났다. 충격에 빠진 영국 정부로부터 4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당한 블레이크는 2년 뒤 탈옥에 성공, 소련으로 무사히 넘어갔다.
이바노프 SVR 대변인도 블레이크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그는 진정으로 러시아를 사랑했다”고 애도했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