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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국내 최초 '뇌전증 로봇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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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국내 최초 '뇌전증 로봇수술' 성공

'카이메로' 이용한 수술 성공적 마무리
"새로운 뇌전증 수술법 활성화될 것"

장원석 교수가 카이메로를 이용해 환자의 뇌심부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다. 사진=세브란스이미지 확대보기
장원석 교수가 카이메로를 이용해 환자의 뇌심부에 전극을 삽입하고 있다. 사진=세브란스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약물 치료가 어려운 뇌전증 환자에 입체뇌파전극을 삽입하는 획기적인 로봇수술에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신경외과 장원석, 소아신경과 강훈철·김흥동 교수팀이 최근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은 10세 뇌전증 환자 김수민(여, 가명) 양에게 로봇을 이용해 뇌에 전극을 심는 수술 후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했다고 22일 밝혔다.
급작스러운 발작으로 병원을 찾은 김양은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고 혈관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발작 증상은 하루 3∼4회로 더 심해져 학교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종일 멍한 상태가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결국 수술로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절제하기로 했다.

장 교수팀은 뇌수술 로봇 '카이메로'를 이용해 한 시간 반 만에 양측 뇌심부에 전극을 심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했다. 김양은 수술 후 뇌전증 발작 없이 회복 중이다.

이번 수술에 사용된 카이메로는 국내 로봇 기업 고영테크놀러지에서 개발한 의료영상기반의 뇌수술 보조 로봇수술 장비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연구개발에 참여해 최근 임상허가를 획득했다.

해당 장비는 사전에 촬영한 환자의 CT와 MRI 영상정보를 실제 수술부위와 결합해 환자의 자세와 수술 도구들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보다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뇌전증 수술의 경우 발생 부위를 정확하게 절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두개골을 절개해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는 과정에서 전극 삽입에만 4∼5시간이 소요된다.
또 두개골을 여는 수술이어서 뇌출혈이나 마비, 언어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뇌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두개골에 약 2~3㎜ 정도의 작은 구멍들을 뚫어 바늘 모양의 전극을 삽입하는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이 획기적 검사법으로 최근 확대되고 있다.

특히 뇌전증 수술 시 병소의 정확한 확인과 전극 삽입에 따른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이 기존의 두개강내 전극 삽입술보다 월등히 적고 수술 후 통증도 덜하다.

장원석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전증 환자들이 사회적 편견과 발작의 두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에서 큰 제약을 받는다"면서 "이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로봇 기술이 접목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뇌전증 수술법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이상 발작으로, 반복적인 의식소실과 경련, 인지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약 36만 명 정도가 뇌전증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