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서 성공이란 물질적이거나 사회적인 성취를 의미하고 행복이란 정신적인 만족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물질과 사회적 성취 이외에는 행복의 요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질과 사회적 성취와는 독립된 어떤 정신적 작용 그리고 이 정신적 작용을 통해 얻는 행복이란 개념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진선미에 대한 욕구가 강해져서 이 정신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을 활성화 하는 것을 자아실현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슬로는 자아실현자가 될 때 비로소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 된다고 했다. 사람 이외의 다른 동물들은 물질적 사회적 욕구는 가지고 있으나 진선미를 추구하는 정신적 욕구는 없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물질적이고 사회적인 욕구는 일반적인 경우 태생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데 자아실현 욕구는 인간이 가지게 된 욕구 중 가장 늦게 진화되어 자연상태에서는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너무나 미약해서 인간으로 태어난 후 후천적으로 자극을 받지 않으면 잘 개발되지 않는다. 후천적 자극이란 성장 환경을 말하는데 이 환경을 교육 활동으로 표현하면 가정교육, 사회교육, 학교교육이 될 것이다. 따라서 어떤 환경에 노출되는지에 따라 진선미에 대한 감수성이 개발될 수도 있고 개발되지 못할 수도 있다. 가정과 사회,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는지가 한 사람의 자아실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교육학개론 토의 시간에 두 가지 교육 유형의 지향점을 구분할 수 없었던 일부 학생들은 정신적 영역에 해당되는 진선미를 추구하는 욕구와 행복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진리 추구를 통하여 지적 호기심이 충족되었을 때나,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선한 일을 했을 때, 혹은 문학이나 예술 활동을 하였을 때 드는 만족감이 별도의 물질적 사회적 보상 없이도 그 자체로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중의 일부는 한 인간의 특성이 대체로 결정되는 생후 20년 가까운 삶을 살아오면서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학교에서 조차도 자아실현 욕구가 자극받아 개발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교육에서 특별한 변화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엄상현 중부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