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전환으로 일본과 독일 엔진기술자 일자리 ‘위기’...일본, 산업 피라미드 붕괴로 8만4000명 일자리 상실 직면

공유
1

전기차 전환으로 일본과 독일 엔진기술자 일자리 ‘위기’...일본, 산업 피라미드 붕괴로 8만4000명 일자리 상실 직면

미국 버지니아의 도요타 엔진 공장 모습. 사진=닛케이아시아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버지니아의 도요타 엔진 공장 모습. 사진=닛케이아시아
전기차(EV)로의 전환으로 수십만 개의 자동차 산업 일자리, 특히 엔진 제조업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아시아가 7일 보도했다. 컨설팅 그룹인 아서 D. 리틀 재팬은 일본에서만 EV 이행으로 인해 2050년까지 8만 4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이는 자동차 부품 생산 분야 68만 6000개 일자리의 10% 이상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일부 일본 완성차 업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혼다는 6월 4일 도쿄 북부의 모카에 있는 파워트레인 공장이 EV로의 전환으로 2025년에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약 900명의 직원이 다른 사이트로 재배치된다.
혼다는 지난 4월, 2040년까지 가솔린 차량이 라인업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신차는 EV와 수소 연료전지 차량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엔진 부품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회사는 올봄 55세 이상 직원들에게 조기 퇴직을 제안했다. 2000명이 넘는 직원이 제안을 수락했다. 이는 정규직 직원의 약 5%에 해당한다.

가솔린 차량에는 3만 개의 부품이 필요하지만, EV에는 그 절반 정도의 부품이 들어간다. 이러한 차이는 피스톤, 스프링, 센서 및 개스킷 등 내연기관의 기계적인 복잡성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는 하위 계층을 형성하는 부품 공급업체와 함께 산업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경쟁 우위와 이윤을 유지해 왔다.

도쿄 쇼코 리서치에 따르면 일본에는 7500개의 1차 자동차 공급업체가 있다. 2차 공급업체는 무려 1만 5000개에 달한다. 독일 미텔스탠드의 회사들처럼, 많은 회사가 급여가 적은 틈새 업체들이다. 자동차 부품 부문은 일본 전체 제조업에서 출하량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전기 자동차는 모터, 인버터 및 기타 부품으로 전자 축에 의해 구동된다. 전자 축은 내연기관 엔진에 비해 부품이 적어 자동차 산업 피라미드의 중요성을 줄이고 신규 진입 장벽을 낮춘다.

대신, 신규 진입업체를 포함한 자동차 제조업체는 설계 및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면서 생산을 도급업체에 위임할 수 있다. 이 수평적 사업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태세다. 애플 아이폰 조립 업체인 대만 폭스콘도 이와 같은 EV 제조 도급업체 중 하나가 된다. 이는 신흥 EV 브랜드가 자체 공장을 구축하지 않고도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스즠의 전 회장 스즈키 오사무는 수평 분업이 진행됨에 따라 기존 자동차 산업 피라미드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독일에서는 이미 일자리 감소가 시작됐다. 뮌헨의 이포 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최소 21만 5000개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힌다. 연구소는 2019년에 61만 3000개의 내연기관 관련 일자리 중 거의 40%에 해당한다.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로버트 보쉬의 폴크마르 데너 CEO는 “엔진용 연료 분사 장치를 만드는 데 10명이 필요하다면, 모터를 생산하는 데는 한 사람만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다임러는 전기차로 이전하면서 공장 직원을 감축할 예정이다.

EV 차량이 자재와 부품의 높은 가격으로 가계 예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튬 배터리의 소재인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4월 중국에서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EV 모터에 필수인 구리는 올해 5월 런던 금속 거래소에서 1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터 자석에 사용되는 희토류 원소 네오디뮴의 국제 가격도 치솟았다. 2040년까지 네오디뮴 수요는 지난해 대비 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이 EV 가격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