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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다임러 디자인책임자 "세단형 차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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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다임러 디자인책임자 "세단형 차체 사라진다"

다임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EQ’. 사진=다임러이미지 확대보기
다임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EQ’. 사진=다임러
세단 자동차. 이 명칭은 차체의 형태를 기준으로 자동차에 붙인 이름이다. 세단이란 3개의 차체로 이뤄진 자동차를 일컫는다.

자동차에서는 차체를 박스(box)로 표현하기도 해서 세단은 ‘3박스 카’로 부르기도 한다. 엔진실, 승객실, 트렁크실의 3개 박스로 구성돼 있어 3박스 카로 표현한다.
엔진실, 승객실, 트렁크실의 구분이 없는 다마스 같은 용달차나 버스가 전형적인 1박스 카에 해당되고 승객실과 트렁크실의 구분이 없는 폭스바겐 골프 같은 차량이 2박스 카에 속한다.

3박스 카 또는 세단 자동차라는 자동차 유형이 머잖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독일 굴지의 완성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자인 책임자 고든 바그너가 내놨다. 그 이유는 전기차의 확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그룹에서 디자인최고책임자(CDO)를 맡고 있는 그는 8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톱기어닷컴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자동차의 전기화로 3박스 카는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면서 구체적인 이유를 몇가지 들었다.

◇에어로다이내믹과 배터리팩


첫 번째 이유는 에어로다이내믹(공기역학적) 디자인과 배터리팩 문제 때문이다.

바그너 CDO는 “전기차에는 통상 높이가 15cm나 되는 배터리팩을 탑재되는데 내연기관 세단 자동차에 적용되는 3박스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상한 차제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3박스 구조를 고수하면 차체를 최대한 낮추고 공기역학적으로 날렵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기 SUV의 경우 차체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점에서는 자유롭지만 세단형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팩이라는 공간상 제약을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선보인 전기차 브랜드 ‘EQ 시리즈’가 종래의 3박스 카와 다르게 날렵한 모양을 갖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그너 CDO는 “엔진을 장착해야 하는 종래의 내연기관차와 배터리팩에 차체 바닥에 탑재되는 전기차는 구조상 같은 형태의 차체를 갖출 수 없지만 그동안 관련업계는 3박스 카라는 전통적 구조에서 탈피하는데 두려움을 느꼈다”며 “이제는 과감히 다른 접근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그에 따르면 전기차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라진 것도 자동차 디자인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증거다.

바그너 CDO는 “당연히 있었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기차에서 사라진 것은 내연차와 디자인적으로 차별화가 이뤄진 것”이라면서 “주행하는데 중점을 둔 종래의 내연기관차에 적용되는 디자인과 움직이는 컴퓨터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화되고 있는 전기차에 적용되는 디자인은 달라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전기차 디자인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의 확산은 큰 틀에서 탈피하지 못했던 내연기관차 디자인의 한계를 넘어설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실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만드는 전기차에도 3박스 카에 탈피하려는 시도가 이미 적용됐다는 평가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력 전기차 모델S와 모델3은 세단형에 속하면서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3박스 카는 아니다. 최대한 날렵한 모양이면서도 해치백에 가까울 정도로 차체 뒷부분이 매끄러운 형태로 돼 있다는 것.

다임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EQ’. 사진=다임러이미지 확대보기
다임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EQ’. 사진=다임러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