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선임 논란 와중에 사외이사 또 사의

KT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올해 들어서만 2명의 사외이사가 사임 의사를 표했다. 모두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태에서 사의를 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사외이사인 벤자민 홍 이사는 최근 KT 이사회에 사의를 표했다. 홍 이사는 라이나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2025년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였다. 수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 체제에서는 홍 이사의 사임 절차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이사가 사임하게 되면 KT 이사회 구성원은 기존 9명에서 8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KT 이사회는 구현모 대표이사와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 본부장(사장) 등 2명이 사내이사로 있고 나머지 6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홍 이사의 사외이사 중도 사임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이강철 전 사외이사도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올해 1월 중도 사임했다. 이 전 사외이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냈으며 2018년 3월 23일부터 KT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 3년 임기를 채우고 2021년 3월 29일 재선임됐다.

이 전 이사는 당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구현모 대표의 연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이사가 야권 인사라는 점에서 정부와 여당의 압력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이사의 사의 표명으로 차기 대표이사 심사는 사외이사 6인으로만 진행하게 됐다. 당초 차기 대표이사 후보 심사는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윤경림 사장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되면서 심사 과정에서 빠지게 된다. 또 다른 사내이사인 구현모 대표도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사장 외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과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이 면접에 임할 예정이다.

또 홍 이사의 사임으로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선임해야 할 사외이사가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