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출고가 올라 식당 맥주가격 인상 가능성
에너지비용도 인상 가능성…외식비 상승 요인 산적
에너지비용도 인상 가능성…외식비 상승 요인 산적

“네 식구 외식하면 이제 10만원은 거뜬하게 지갑에서 비워지네요. 적지 않게 쓰는 것 같은데 식사의 질이 높아진 것 같지는 않고, 요즘은 웬만한 패스트푸드점 햄버거세트도 1만원에 육박하니까 간단한 끼니 때우기도 예전 같지 않아요.”
7살, 10살 아들 둘을 둔 워킹맘 윤모씨(39)의 말이다. 윤씨는 마음먹고 제대로 저녁 외식이라도 하는 날에는 20만원도 순식간이라 외식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외식물가가 2년 넘게 고공행진하면서 밖에서 먹는 ‘외식비’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먹거리 대표 지표인 외식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 이후 28개월째 평균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중 외식 부문 물가 상승률은 4.9%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인 3.7%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외식 부문 39개 세부 품목 중 물가 상승률이 평균을 웃돈 품목은 8개를 제외한 31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피자(12.3%), 오리고기(7.3%), 구내식당 식사비(7%), 냉면(6.9%)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고 1년 전보다 물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었을 만큼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재료부터 인건비, 임대료, 에너지 비용까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좀처럼 외식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당분간 이같은 외식비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감지되는 에너지비용 상승은 ‘난방비’ 등의 부담 영향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11월 중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한전이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이 유력하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와 함께 서민들의 술 맥주, 소주값도 오를 전망이다.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오는 11일부터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를 6.9% 인상키로 해서다. 통상, 주류 출고가가 오르면 식당에서는 1000원씩 올려 왔기 때문에 이번을 계기로 식당에서 또다시 맥주 가격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이미 서울 대중식당의 맥주와 소주 가격은 5000원 선으로 형성돼 있고, 비싸면 소주와 맥주 한 병당 가격은 7000원까지 받기 때문에 서민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소주값 인상설도 나온다. 2년 연속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에탄올) 가격이 오른 탓인데, 올 4월에는 주정 가격이 평균 9.8% 오른 바 있다. 이미 ‘소맥’을 마시려면 1만원이 들지만, 앞으로는 이를 훌쩍 넘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소맥’ 대신 증류주, 고량주 등 다른 주류로 갈아타기는 현상도 포착된다. 직장인 안모씨(31)는 “친구들과 모이면 소맥을 즐겨 마시는 편인데, 요즘은 가격 때문에 차라리 증류주나 고량주로 대체하는 편”이라며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가심비를 따져봐도 소맥보다 훨씬 낫다”고 전했다.
한편, 추석 이후로 채소 등 신선식품과 함께 가공식품 물가 등이 꾸준히 상승하며 외식물가 인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최근 일제히 오른 우유가격에 밀크플레이션 현실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