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과학 억압으로 떠나는 미국 과학자에 다양한 연구비 지원 방침

파이낸셜타임스(FT) 1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와 왕립학회, 왕립공학아카데미는 양자 컴퓨팅, 박테리아 내성 등 첨단 분야 연구에 장기 안정성을 주는 새로운 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인 왕립학회 에이드리언 스미스 회장은 "세계 과학계가 지금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되던 연구 환경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연구비 지원이 불확실해지고 학문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수 과학자들은 더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찾을 것이다. 영국은 이러한 우수 인재들을 유치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왕립학회는 최대 3천만 파운드(약 557억 원) 지원 '패러데이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통해 개별 과학자나 연구팀에 최대 400만 파운드(약 74억 원)을 준다. 이 돈의 3분의 2는 영국으로 옮기려는 중간 경력 연구자를 위한 기존 정부 지원 프로그램에서 충당하고, 나머지는 학회 자체 예산으로 다른 경력 단계 과학자들을 돕는다.
동시에 왕립공학아카데미는 "뛰어난 국제 연구원과 발명가가 영국에서 일할 수 있게" 빠른 경로를 만든다. 이 프로그램은 기후 해결책 개발을 위한 기존 1억 5000만 파운드(약 2788억 원) 규모 녹색 미래 펠로우십의 일환으로, 성공 지원자에게 10년 동안 최대 300만 파운드(약 55억 원)을 준다.
◇ 장기 연구비로 미국 과학자 영입 추진
이 계획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가 이달 발표한 5400만 파운드(약 1003억 원) 규모 유사 프로그램에 더해진다. 해당 프로그램은 생명 과학, 인공지능, 녹색 에너지 등 정부 우선 분야 약 10개 연구팀을 지원한다.
영국 과학부 장관이자 전 정부 수석 과학 고문 패트릭 밸런스는 10년 보조금이 정부 연간 연구개발(R&D) 지출 204억 파운드(약 37조 9000억 원) 중 약 20억 파운드(약 3조 7000억 원)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밸런스 장관은 과학과 기술 투자가 "정당 정치 노력이 아니라 국가 노력"이라고 강조했으나, 다음 정부가 이런 지원 계획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런 영국 움직임은 트럼프 정부가 올해 1월 취임 뒤 과학 기금을 크게 줄이고 다양성, 백신, 기후변화 등 연구를 제한하는 상황에 맞선 대응으로 풀이된다.
한편 영국 내에서도 최근 나이젤 파라지의 개혁당(Reform UK)이 탄소 순배출 제로 정책과 다양성 정책을 비판하며 "정부 낭비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과학 연구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영국 내에서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상황에 대해 영국 과학부 장관이자 제약회사 GSK 연구개발 사장을 지낸 패트릭 밸런스는 "연구개발에서 지원을 줄이는 것은 발전을 이루는 데 매우 나쁘다. 이는 연구를 망친다"며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