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눈이 너무 높아졌나…AMD·SMCI, 실적 발표 뒤 주가 폭락

인공지능(AI) 반도체업체 AMD와 AI 데이터센터를 제작하는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MCI) 주가가 6일(현지시각) 나란히 폭락했다.

이날 애플 주가가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를 상승세로 이끌었지만 이 주요 AI 테마주 2개는 폭락했다.

AMD는 월스트리트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높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SMCI는 기대에 못 미친 분기 실적으로 폭락했다.
AMD의 경우 최근 빅테크 실적 발표를 겪으며 크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양산형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를 추격하고 있는 AMD는 전날 장 마감 뒤 발표한 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매출은 77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 74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0.48달러로 시장 예상과 같았다.

이번 분기 전망도 좋았다.

AMD는 이번 분기매출이 8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82억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AMD는 AI 반도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컴퓨팅 부문과 AI 제품 포트폴리오 전반에서 수요가 활발하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강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AMD는 AI 반도체가 포진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2분기 들어 전년 동기비 14% 증가한 32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정도 실적과 전망으로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AMD는 올 들어 주가가 44% 급등했고, 지난 석 달 동안에는 상승률이 73%에 이른다. 이런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AMD는 11.19달러(6.42%) 급락한 163.12달러로 미끄러졌다.


SMCI는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꼴이 됐다.

가뜩이나 시장의 눈 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에도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공개한 것이다.

SMCI는 전날 장 마감 뒤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지난 6월 마감한 SMCI의 4회계분기 매출, 순익 모두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매출은 1년 전보다 8% 늘기는 했지만 58억 달러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 60억 달러를 밑돌았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0.41달러로 시장 기대치 0.45달러에 미달했다.

조정치를 감안한 총마진율 역시 시장 예상치 10%보다 낮은 9.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 충격에 SMCI는 장중 전일비 12.43달러(21.71%) 폭락한 44.83달러까지 추락했다.

SMCI 역시 올해 가파르게 주가가 뛰었다.

회계부정 논란 속에 상장사 자리에서 퇴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난 뒤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폭락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가 상승률이 50%를 기록할 정도다.

찰스 리앙 CEO는 투자자들과 실적 전화 회의에서 SMCI가 원하는 것만큼 빠르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자본금이 부족하다고 실토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박하다.

배런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대개 SMCI에 ‘중립(보유)’ 추천의견을 내놓고 있다.

목표주가는 15~70달러로 간극이 심하다. 평균치는 전날 마감가 57.26달러보다 26% 낮은 42.64달러다.

SMCI는 이날 주가가 10.47달러(18.29%) 폭락하며 46.79달러로 추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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