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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8A 수율 10% 쇼크…"파운드리 꿈 산산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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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8A 수율 10% 쇼크…"파운드리 꿈 산산조각"

TSMC 90% 달성 vs 삼성 40%…글로벌 반도체 지형 급변
한때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이 기술에서 확실히 뒤쳐지고 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때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이 기술에서 확실히 뒤쳐지고 있다.사진=로이터
인텔의 차세대 18A(1.8나노미터) 공정이 심각한 수율 문제로 핵심 제품인 팬서 레이크(Panther Lake) 칩 출시가 늦어지면서 대만 TSMC 및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6(현지시각)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인텔의 18A 공정 수율이 10% 수준에 그쳐 실제 생산에 필요한 70-80% 기준을 크게 밑돈다.

◇ 수율 떨어져 팬서 레이크 출시 2년 늦춰

로이터가 인텔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18A 공정으로 생산한 팬서 레이크 칩 중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품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약 5%에 그쳤고, 올여름 10% 수준으로 조금 올랐을 뿐이다. 이는 인텔이 과거 양산 시작 전 목표로 삼았던 50% 이상의 수율은 물론, 수익성 확보에 필요한 70-80% 수준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팬서 레이크는 오는 2026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라고 해외 IT 매체 윈퓨처가 전했다. 인텔은 지난달에도 "18A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 경쟁력 있는 칩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대량 생산과 시장 출시가 2026년으로 밀린 것이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수치를 부인하며 "수율은 그보다 더 높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인텔 내부 관계자들은 올해 4분기까지 수율을 빠르게 높이는 일은 어려운 일이며, 이에 실패할 경우 일부 제품을 손해 보고 팔아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18A 공정 외부 고객사 마케팅을 중단하고 차세대 14A(1.4나노미터) 공정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해졌다. 브로드컴이 최근 인텔 파운드리 18A 공정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아직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했다고 전해진 점도 인텔의 어려운 처지를 보여준다.

TSMC90% 수율 기록, 삼성은 40% 수준

인텔의 수율 부진과 대조를 이루며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최첨단 2나노 공정에서 90% 이상의 수율을 기록했다고 업계가 지난 12일 전했다. TSMC는 앞서 3나노 공정에서 80%의 높은 수율을 기록한 바탕으로 2나노 공정까지 빠르게 안정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2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수율은 30-4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해졌다. 다만 기존 3나노 공정 수율도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TSMC에 비해서는 뒤처지지만, 인텔보다는 나은 처지다. 삼성전자는 최근 4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기술을 활용해 2나노 수율 개선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인텔도 2나노보다 더 앞선 18A 공정에서 50%의 수율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생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외신과 인터뷰에서 "18A 파운드리에 회사 전체를 걸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차세대 공정 기술의 성공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만큼, 수율 개선 여부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59%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7.7%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텔은 2021년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를 세워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18A 공정의 수율 문제로 외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18A 공정에서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투자했지만, 수율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14A 노드로 전환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TSMC와 삼성이 2나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하는 동안 인텔의 기술 차이가 더욱 벌어질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