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노조 파업에 발목 잡힌 HD현대…고민 깊어진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조 파업에 발목 잡힌 HD현대…고민 깊어진다

현대중공업 노조 2일부터 나흘간 부분 파업 돌입
계열사 간 합병 지적하며 사측 소통 없었다고 주장
노란봉투법 통과로 앞으로 노사 갈등 더 커질 수도
최근 미국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 발목 잡힐까 우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9일 벌인 4시간 부분 파업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9일 벌인 4시간 부분 파업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HD현대 경영진의 노사 관계 개선 노력이 노조의 투쟁으로 빛을 잃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경영진이 노조와 스킨십을 이어 왔지만, HD현대중공업 노조가 2일부터 5일까지 연쇄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자회사 간 합병을 둘러싼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면서 갈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파업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약 2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3일에도 4시간 부분 파업을 이어가고, 4~5일에는 시간을 늘려 7시간 파업을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달 28일까지 모두 20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이미 5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에서 "교섭 과정에서 사측의 교만과 허언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입장 번복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지적하는 것은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간 합병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HD현대는 두 회사를 합병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가동을 앞두고 조선업 사업 재편을 통한 조선·방산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함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이 과정에서 사측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합병으로 생산은 울산에 집중되고 수익은 지주사로 이전되는 구조가 완성되면서 정씨 일가의 지배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앞으로 노사 갈등이 더 첨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문턱을 넘은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통과로) 노조들의 입김이 강해진 만큼 향후 노사 간 대립이 심해져 향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화오션은 2025년 임금교섭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 한화오션 노사는 최근 몇 년 사이 늘어난 수주 물량과 생산 안정화를 위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지난 7월 합의를 이뤄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