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16 협상 미착수…모바일 대신 AI가 최첨단 공정 첫 도입 '이정표'
2028년 '파인만 GPU' 탑재 유력…웨이퍼당 3만 달러 '비용 부담'은 과제
2028년 '파인만 GPU' 탑재 유력…웨이퍼당 3만 달러 '비용 부담'은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수년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온 애플이 TSMC의 최첨단 공정을 가장 먼저 도입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AI 애플리케이션이 공정 기술의 '최전선'을 이끄는 중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28일(현지시각) 상업시보, 트렌드포스 등 외신과 업계 소식통을 종합하면, 엔비디아는 현재 TSMC의 A16 노드 공정을 확보한 유일한 고객사로 파악됐다. 양사는 이미 2027년경으로 예상되는 A16 공정의 본격적인 배포 및 양산을 앞두고 공동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협력은 최근 엔비디아가 TSMC의 미국 애리조나 팹(공장)에서 생산한 첫 번째 '블랙웰(Blackwell)' GPU 웨이퍼를 공개하며 양사의 깊어지는 파트너십을 과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반면, EBN뉴스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은 아직 자사의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A16 공정을 채택하기 위한 논의를 TSMC 측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TSMC의 최첨단 기술 로드맵에서 엔비디아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애플을 앞서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애플은 기존 2나노(N2)와 다음 세대인 A20 칩 개발은 진행 중이지만 A16 노드 적용 논의는 보류 중이며, AMD와 미디어텍 등 다른 경쟁사들 역시 초기 2나노 공정 채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인만 GPU' 탑재 목표…2027년 하반기 양산 돌입
엔비디아는 '호퍼(Hopper)'(2022년)에서 '블랙웰'(2024년) '루빈(Rubin)', 그리고 '파인만(Feynman)'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GPU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력인 블랙웰 라인업이 양산 중이며, 차세대인 루빈(2026년 출시, 3나노 공정)은 내년(2026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지점은 2028년 출시가 목표인 차차세대 파인만 GPU다. EBN뉴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파인만 GPU의 핵심 제조 공정으로 TSMC의 A16(1.6nm) 기술을 낙점했다.
출시까지는 약 3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엔비디아는 A16 공정의 수율과 제조 효율성을 최적화할 약 1년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2027년 하반기부터 A16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꿈의 61%' 영업이익률…A16 전환에 '비용 급등' 예고
다만 '파인만 세대'부터는 엔비디아의 제조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신은 엔비디아가 지금까지 GPU 생산에 TSMC의 '가장' 첨단 노드를 사용하는 전략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 세대인 호퍼와 블랙웰 GPU는 4나노(nm) 공정을 기반으로 하고, 내년 출시될 루빈 GPU 역시 3나노 기술을 사용한다.
이러한 전략은 2나노(N2)나 그 이하의 최첨단 공정 대신,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공정을 활용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 EBN뉴스는 이러한 전략이 엔비디아가 2026 회계연도 2분기에 61%라는 경이적인 영업 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파인만 GPU부터 A16이라는 최첨단 노드로 전환을 결정함에 따라, 이러한 고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신은 TSMC가 최첨단 공정의 파운드리 가격을 매우 가파르게 인상하고 있어, 2027년에서 2028년 사이 엔비디아의 제조 비용 역시 "상당히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 성능의 비약적 향상을 위해 막대한 비용 증가를 감수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A16 양산 단가가 웨이퍼(Wafer)당 3만 달러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이처럼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확보하려는 A16 공정은 현존하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제공할 전망이다.
TSMC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A16 공정은 첨단 '나노시트(Nanosheet)' 트랜지스터 구조와 TSMC 고유의 '슈퍼 파워 레일(SPR)' 솔루션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슈퍼 파워 레일(SPR)'이란 '백사이드 전력 공급(Backside Power Delivery)' 설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칩 후면에 전력 공급망을 배치해 전력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TSMC는 A16 공정이 이전 세대인 N2P 공정과 비교했을 때, 동일 전압에서 8~10%의 속도 향상을, 동일 속도에서는 15~20%의 전력 감소 효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칩 집적도 역시 최대 1.1배까지 향상돼, 엔비디아의 주력 분야인 고성능 컴퓨팅(HPC)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