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공급망 탄소배출 2배 급증…탈탄소 투자·실행 '전무'
그린피스 "AI 제조 75% 집중된 동아시아에 기후 불평등 심화"
								그린피스 "AI 제조 75% 집중된 동아시아에 기후 불평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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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700조 원)를 돌파하며 AI(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엔비디아가, 정작 AI 하드웨어 제조 공급망의 탈탄소화(탄소 배출 감축 및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에 있어서는 다른 거대 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뒤처지며 탈탄소화 지표가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지난 29일(현지시각) '공급망의 변화: AI 거대 기업들의 탈탄소화 진행 상황 추적(Supply Change: Tracking AI Giants’ Decarbonization Progress)'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평가는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기술 및 클라우드 컴퓨팅 거대 기업과 AMD, 브로드컴,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설계 선두 주자 10곳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배출 감축·재생에너지 전환 목표 및 실행력을 평가했다. 보고서는 절대 다수 기업이 공급망 배출을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공급망 탈탄소화 부문에서 최하위(F 등급)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의 카트린 우(Katrin Wu) 공급망 프로젝트 리드는 "AI 열풍에 편승한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자사의 혁신적인 제품이 기후 위기에서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혁신은 공급망 배출가스를 세계 다른 지역, 특히 에너지 전환에 자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기후 변화에 극도로 취약한 동아시아에 떠넘기는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집약적 공정인 AI 하드웨어 제조 (특히 반도체 생산) 대부분이 실질적 생산활동의 75%가 동아시아(한국, 대만, 중국, 일본 등)에 고도로 집중된 현실을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동아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의 약 75%, 전자제품의 약 60%를 생산하지만, 이 지역은 아직 화석연료 비중이 높기 때문에 AI 기업들의 취약한 공급망 탈탄소화 전략이 동아시아의 기후 불평등(탄소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는 AI 붐이 촉발한 막대한 에너지 수요와 환경 문제의 맥락에서 공급망 탈탄소화를 다룬 최초의 심층 평가다.
AI 칩 거인들 '기후 성적표'…애플 'B+' 외 6곳 'F'
보고서의 주요 결과에 따르면, AI 기업들의 공급망 탈탄소화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2024년 기준 공급망 배출량은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총 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며, AMD의 경우는 무려 98%에 달했다.
전체 평가에서 애플이 유일하게 B+ 등급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을 뿐, 평가 대상 10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F 등급을 받았다. AI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 성과에 심각한 격차가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공급망 배출 2배 폭증…엔비디아, 목표·투자 '전무'
목표 설정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애플을 제외한 9개 기업 모두 2030년까지 자사 운영 및 공급망 전반에 걸쳐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칩 설계 기업들의 지체 현상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는 "공급망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현재까지 설정한 바가 없으며, 퀄컴과 브로드컴은 자사 운영이나 공급망 모두에 대한 목표 수립 자체가 없었다. 또한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는 자사 운영 또는 공급망에 대한 넷제로(Net-zero)나 탄소 중립 목표를 약속하지 않았고, 특히 엔비디아는 넷제로 목표를 직접 제시하지 않았으며 공급망 내 실행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명성 역시 낙제점이다. 분석 대상 10개사 중 애플만이 공급망 전력 사용 및 재생에너지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를 포함한 9개 기업이 "F 등급"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엔비디아의 폭증하는 배출량이다. 엔비디아의 스코프 3(Scope 3, 간접 발현형 탄소배출) 배출량은 2022년 351만 4763톤(CO2e)에서 2024년 691만 2577톤으로 2년 만에 거의 두 배나 급증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는 공급망 내 재생에너지 전환·탈탄소 투자를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공급업체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강화하기 위한 어떠한 투자에도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많은 AI 거대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을 옹호하지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일부 기업은 기후 위기 속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잘못된 해결책인 원자력 확대를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재생에너지 정책을 직접 옹호한 증거가 전무했다.
더욱이 엔비디아는 기후 목표 채택 외에, 공급업체의 탈탄소화를 가속하기 위해 직접 협력하는 어떠한 계획도 시작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특히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퀄컴 등 칩 설계사들이 공급망 내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조차 없으며, 적극적인 정책 제시나 공급망 탈탄소화 협력도 전무하다고 요약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AI 거대 기업들에게 2030년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과 "투명성과 실행력, 공급망 협력 강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동아시아 현지에서의 재생에너지 직접 투자 및 조달 확대, 고임팩트 전력 구매계약(PPA) 도입, 공급망 협력사 역량 강화 지원 등이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카트린 우 리드는 "동아시아는 글로벌 AI 기업들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엔비디아, AMD 등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공급망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목표는 야심 차지만 달성 불가능하지 않다. 애플이 기준을 세우고 동아시아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다면, 다른 AI 기업들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엔비디아가 세계 1위 AI 반도체 설계사로 급부상했지만, 글로벌 AI 공급망의 에너지·환경 전환에서는 “최하위” 평가를 받고 있다며, 동아시아의 기후 불평등 및 산업 탄소배출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과 급진적 전환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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