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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배당주"...11월 변동성 장세 속 고배당주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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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배당주"...11월 변동성 장세 속 고배당주 '선방'

11월 중 코스피고배당50지수와 코스피지수의 누적 등락률 추이.  그래프=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11월 중 코스피고배당50지수와 코스피지수의 누적 등락률 추이. 그래프=글로벌이코노믹
11월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고배당주가 뚜렷한 방어력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고점 대비 7% 이상 조정을 받는 동안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오히려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배당주의 안정성을 입증했다.

23일 글로벌이코노믹이 10월 말부터 11월 21일까지의 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높은 배당성향과 안정적 현금흐름을 갖춘 업종이 변동성 장세에서 확연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50지수는 지난 10월 31일 3826.18에서 11월 21일 3897.24로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107.50에서 3853.26까지 6.2% 하락했다. 불과 3주 만에 두 지수 간 수익률 격차가 8%포인트 이상 벌어진 셈이다.

일자별 흐름을 살펴보면 대조는 더욱 뚜렷하다. 11월 3~21일 사이 코스피는 4221선까지 상승했다가 반등 동력을 잃고 연속 조정을 받으며 3850선 부근까지 밀렸다. 반면 고배당50지수는 중간 조정에도 3800대 박스권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증시 격언 중 "찬바람 불면 배당주를 사라"는 말이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일수록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배당주가 투자심리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최고세율 35%→25% 인하) 논의가 더해지면서 고배당주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 대형주·방어주 중심 구성이 안정성 뒷받침


지수의 안정성은 구성 자체에서 비롯된다. 코스피 고배당50은 삼성전자(561조원)를 필두로 현대차(53조 원), KB금융(45조 원), 기아(44조 원), 신한지주(37조 원)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포진해 있다. 금융지주·보험·통신 등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업종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우리금융지주(19조 원), KT&G(17조 원), 기업은행(16조 원), KT(12조원), SK텔레콤(11조 원) 등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배당 성향을 보인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한국금융지주, DB손해보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GS, 강원랜드, 현대엘리베이터, 제일기획, SK가스, 코리안리, 대신증권, 오리온홀딩스, LX인터내셔널, TKG휴켐스 등 금융·보험·에너지·필수소비재 중심 포트폴리오가 지수 변동성을 자연스럽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성 특성은 11월 장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11월 5일~18일 사이 코스피는 반도체 중심 조정으로 낙폭이 확대된 반면, 고배당50은 금융·보험·통신 업종의 지지를 받으며 3900선을 중심으로 진폭이 제한됐다.

▲ ETF 시장도 동조…'배당 ETF'에 자금 몰려

ETF 시장에서도 흐름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코스콤의 'ETF CHECK' 집계 기준, 최근 일주일 동안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에는 682억 원이 유입돼 주식형 ETF 중 상위권에 올랐다. 해당 ETF는 국내 고배당 우량주 3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빠르게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국면에서 고배당주·배당 ETF의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투자증권 신채림 연구원은 "11월 초 시장 변동성이 커진 시점부터 고배당주의 강점이 부각됐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고배당 ETF와 공통 편입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연말 배당 시즌과 맞물려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배당50 구성 종목 대부분은 이미 분기·반기·연간 배당을 제도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대형 금융주는 실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지주들은 2023~2025년 사이 배당성향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통신·보험주도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꾸준한 배당을 제공하고 있다.

▲"낙폭 방어 효과가 핵심"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변동성 장세에서 배당주는 상승보다 '낙폭을 줄여주는 효과'가 중심 역할을 한다. 실제 11월(10월 31일~11월 21일) 동안 코스피는 250포인트 넘게 하락한 반면, 고배당50지수는 70포인트가량 상승하며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단기 가격 움직임을 넘어 지수 구성 업종의 안정성·현금흐름·배당 매력이 변동성 방어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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