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공장 가동 중단…연말 보너스·퇴직금 지급 쟁점
코로나 이후 원가 급등·주문 급감…베트남 제조업 외국인투자 이탈 경고등
코로나 이후 원가 급등·주문 급감…베트남 제조업 외국인투자 이탈 경고등
이미지 확대보기한때 8000명 이상을 고용하며 베트남 남부 섬유 수출 산업 주축을 담당했던 이 기업의 철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가 급등, 수출 급감이 빚은 직격탄으로 풀이된다.
23년 역사 마감…한때 1만 명 고용 주력 기업
판코비나는 1984년 설립된 한국 섬유 전문기업 판코의 100% 자회사로, 2000년대 초 베트남 빈증성(현 호치민시) 미푹1 산업단지에 공장을 세웠다. 전성기에는 의류 노동자, 기술자, 경영진 등 6000~1만 명을 고용하며 동남아시아 한국 기업 진출 대표 사례로 꼽혔다. 완비된 기숙사와 복지 시설로 근무 환경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판코 그룹은 한국, 중국,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섬유, 염색, 원자재 생산 분야 사업을 전개해 왔다. 호치민 외에도 다낭 인근 꽝남성 탐탕 산업단지에 7000만 달러(약 1013억 원) 규모로 새 섬유 센터를 추진했으나, 이번 철수로 베트남 시장 전체에서 퇴출된다.
회사 측은 지난 23일 내부 공지를 통해 "생산과 사업 활동 지속에 어려움이 커졌고, 현재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판코비나는 오는 1월 31일까지 남은 생산을 마무리하고, 베트남 법률에 따라 직원에 대한 임금과 퇴직 보상, 사회보험 등 의무를 완전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지 노동조합에 따르면 1년 근무 직원들이 받는 연말 보너스(13월차 급여) 지급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호치민시 노동조합 응우옌 킴 론 부위원장은 "해당 기관이 지방 당국과 협력해 실직 노동자들의 재취업을 위해 캣라이구와 인근 섬유·제조 업체 일자리와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원가·물류 부담에 수출 급감…저가 경쟁국 대두
판코비나 철수의 직접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악화한 경영 환경으로 풀이된다. 2020년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 소비자 수요가 급감했고, 생산·인건비·물류 비용은 급등했다. 수출 주문에 의존하는 섬유·의류 산업은 세계 경제 변동에 특히 민감한 분야다.
한국무역협회(KITA)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약 60억 달러(약 8조 6800억 원) 규모로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국가다. 주요 투자 지역은 동나이, 빈증, 롱안 등 호치민 인근 산업단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베트남 인건비가 연평균 5~7% 상승하면서 저비용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베트남 제조업 장기 외국인투자 이탈 경고등…구조 전환 시급
전문가들은 장기 FDI 기업의 시장 철수가 개별 기업 어려움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내 경쟁 압력 증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한다. 인건비 상승과 친환경 전환, 저비용 국가로의 주문 이전 등이 전통 제조업에 복합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다만 판코비나가 직원 의무 이행을 약속한 점은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긍정 평가를 받는다. 호치민시 당국과 노동조합도 노동자 재취업 지원에 적극 나서 복지 충격 최소화에 나섰다.
판코비나 철수는 한때 동남아 생산 기지로 각광받던 베트남에서 23년간 이어온 사업의 종료를 의미한다. 베트남 제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단순 저가 생산을 넘어 기술 고도화와 현지화율 제고 등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