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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세 압박 속 대미 투자 가속…생산·기술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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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세 압박 속 대미 투자 가속…생산·기술로 돌파구

미국 현지화 전략 재확인…자동차 넘어 '테크 기업' 전환 시계 빨라진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4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4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대미 투자 가속 방침을 재확인하며 현지 생산과 기술 투자를 통한 대응 전략을 분명히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투자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복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투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빠를수록 좋다며, 일단 공장 건설을 결정하고 가동에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관세 정책 변화와 무관하게 이미 결정된 미국 투자를 후퇴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진 상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의 대미 투자 의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고도 언급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향후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투자에는 완성차 생산 설비뿐 아니라 전기차와 배터리, 미래 기술 분야 전반이 포함돼 있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80%를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도 유지하고 있다. 현재 40% 안팎인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관세 부담을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한 배터리 투자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은 지난해 이민 단속 여파로 건설에 차질을 빚었지만, 구금됐던 근로자 대다수가 비자를 재발급받아 현장에 복귀했다. 무뇨스 사장은 "해당 공장이 올해 상반기 완공돼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현지 생산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미래 정체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대차가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테크 기업이자 모빌리티 기업이 돼야 한다며 기술 중심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로봇 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 플랜트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현장의 자동화와 효율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시각 변화도 드러냈다. 무뇨스 사장은 "과거에는 경쟁을 가르치러 갔지만 이제는 배우러 간다"고 말하며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기술 경쟁력을 인정했다. 현대차는 향후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신모델 20종을 출시할 계획으로,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중국 시장 대응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관세 압박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대차는 대미 투자와 현지 생산 확대라는 기존 전략을 재확인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