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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윙테크, ‘넥스페리아 분쟁’에 13억 달러 손실 예고… 공급망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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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윙테크, ‘넥스페리아 분쟁’에 13억 달러 손실 예고… 공급망 대혼란

네덜란드 정부의 경영권 인수 여파로 2025년 순손실 최대 135억 위안 기록 전망
3분기까지의 성장 모멘텀 ‘급제동’… 2월 11일 항소법원 최종 평결에 운명 걸려
네덜란드 나이메헌에 위치한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 본사 앞에는 깃발이 펄럭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나이메헌에 위치한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 본사 앞에는 깃발이 펄럭인다. 사진=로이터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의 중국 모기업인 윙테크(Wingtech)가 네덜란드 정부와의 지배권 분쟁으로 인해 올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냉전 시대의 비상 입법까지 동원된 이번 사태는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며 미·중 기술 전쟁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윙테크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2025 회계연도에 90억 위안에서 135억 위안(미화 약 13억~19억 달러) 사이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기록한 28억 3,000만 위안의 손실을 무려 4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로, 3분기까지 이어오던 실적 반등세가 네덜란드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전면 역전된 결과다.

◇ ‘물자 가용성법’ 동원한 경영권 박탈… 윙테크의 ‘자산 동결’ 가시화


이번 분쟁의 발단은 지난해 9월 네덜란드 정부가 냉전 시대에 제정된 ‘물자 가용성법(Goods Availability Act)’을 사상 처음으로 발동하면서 시작되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넥스페리아의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될 안보적 위험이 있다며 윙테크 측 경영진을 해임하고 독립적인 관리인을 임명했다.

윙테크는 성명을 통해 암스테르담 항소법원의 판결 이후 넥스페리아에 대한 주주 권한이 일시적으로 제한되면서 자산 가치 하락과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전년 대비 265% 급증하며 보여준 성장 동력이 이번 사태로 인해 완전히 꺾였음을 시사했다.

◇ 자동차 공급망 위협에 네덜란드 정부 ‘조건부 유화책’ 제시

네덜란드 정부의 강경 대응 이후 유럽 내 자동차 부품 공급망이 흔들리자, 당국은 지난해 11월 물자 가용성법 발동을 일시 중단하며 이른바 ‘선의의 표시’를 보였다.

하지만 윙테크는 여전히 경영권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며, 만약 2025년 말까지 통제권을 되찾지 못할 경우 넥스페리아의 매출과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넥스페리아 본사와 윙테크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한 상태다. 윙테크의 전 CEO인 장쉐정 회장이 유럽 사업을 고의로 약화시키려 했는지, 혹은 네덜란드 본사가 중국 자회사의 생산 지시를 거부한 것이 보복 행위인지에 대해 양측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 차기 내정자 ‘안보 우선’ 기조… 2월 11일 최종 판결이 분수령


네덜란드의 차기 총리 내정자인 롭 제텐(Rob Jetten)은 최근 집권 합의서를 통해 지적 재산권 도용과 핵심 인프라에 대한 외부 간섭에 대해 단호하게 행동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경제적 기회는 찾되, 기술 유출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어 윙테크의 경영권 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기업상공회의소는 오는 2월 11일, 넥스페리아의 관리 부실에 대한 공식 조사 여부와 윙테크의 지배권 박탈 판결의 유지 혹은 취소를 결정하는 최종 평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판결 결과에 따라 약 80억 달러 규모의 국제 중재 소송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전 세계 반도체 업계와 자동차 제조사들의 시선이 네덜란드 법정으로 쏠리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