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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선 뚫은 한국 증시, 올해 ‘마의 5000’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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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선 뚫은 한국 증시, 올해 ‘마의 5000’ 시대 연다

삼성·SK ‘AI 반도체 초격차’에 밸류업 날개… 지난해 ETF 수익률 100% 육박
올해 성장률 2%·금리 인하 ‘내수 훈풍’ 기대 속 “과속 스캔들 경계” 목소리도
2025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코스피는 외인·기관 투자자 매도세로 전장보다 6.39포인트(0.15%) 내린 4,214.17로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코스피는 외인·기관 투자자 매도세로 전장보다 6.39포인트(0.15%) 내린 4,214.17로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배런스는 지난달 31(현지시간) 한국 주식시장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과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힘입어 지난 1년 동안 한국 증시가 세계 무대의 주연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다만 올해는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조정이 뒤따른다는 이른바 금융의 물리 법칙에 따라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도 함께 전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족쇄 풀고 비상(飛上)


배런스는 2025년이 한국 자본시장이 세계 무대의 주연으로 떠오른 해였다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를 추종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iShares MSCI South Korea ETF’는 지난해 가치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만성적인 저평가 요인이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고, 지정학적 경제 환경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다.

폴 드미트리예프 글로벌X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선행 실적 기준 10배 수준으로, 기술 경쟁국인 대만(17)과 비교해 여전히 가격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펀더멘털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진단이다.

상승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전체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제임스 임 달튼인베스트먼트 한국 담당 매니저는 “AI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사)들의 강력한 수요 덕분에 D(DRAM)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이 지난 분기에만 20%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배 가까이 폭등했다. 삼성전자 역시 125% 상승하며 뒤를 쫓았다. 임 매니저는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HBM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고, 주가가 여전히 역사적 고점 아래에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AI 전력 수요 급증으로 변압기 등 전력 기기 업체들도 호황을 맞았다. 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등 주요 전력 설비 기업들은 수주 잔고가 넘치며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정치·통상 환경의 변화… 거버넌스 개혁가속화


정치적 변화와 통상 환경의 개선도 증시 부양을 도왔다. 배런스는 지난해 6월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과 거대 야당이 주도한 기업 거버넌스 개혁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국회는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했고, 기업 배당소득 최고세율을 기존 50%에서 30%로 대폭 낮췄다.
올해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상속세 개편이다. 임 매니저는 지배주주가 상속을 위해 주가를 일부러 낮게 유지하는 관행을 없애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라며 현 정부가 상속세율 인하 대신 주식 양도 가액을 장부가의 0.8배로 고정해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올해 이 법안이 통과될 확률은 50% 정도라고 내다봤다. 현재 많은 한국 대기업(재벌)의 주가는 장부가의 0.3배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 가치 재평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통상 마찰 우려가 해소됐다. 지난해 10월 한미 양국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반도체 관세도 대만 등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드미트리예프 매니저는 “10월 무역 합의는 한국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2026년 전망, “상승세 지속하겠지만 속도 조절 필요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1%대에서 2%대로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주뿐만 아니라 내수주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예프 매니저는 “2021년 이후 부진했던 쿠팡이나 카카오 같은 이커머스, 핀테크 관련주들이 금리 인하 사이클 속에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X는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해 지난해 소외됐던 인도 시장 비중을 늘리고, 한국 비중은 비중 확대(Overweight)’ 기조를 유지하되 그 강도는 낮추기로 했다.

임 매니저는 일부 기업은 실제 거버넌스 개선 여부와 관계없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올해 한국 증시는 약 20%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전망은 사상 최초로 한국 증시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여 5,050선 안팎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만큼의 대박은 아니더라도, 견조한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