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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vs 엘리엇, 350억 달러 규모 ‘운명의 결전’… 일본 거버넌스 개혁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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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vs 엘리엇, 350억 달러 규모 ‘운명의 결전’… 일본 거버넌스 개혁의 분수령

토요타 인더스트리즈 비상장화 두고 ‘30년 만의 대리인 전쟁’ 절정
할인된 매수가 vs 저평가된 내재가치 팽팽… ‘소수의 다수’ 원칙 논란까지
엘리엇은 세계 최대 지게차 제조업체인 토요타 인더스트리가 글로벌 운영을 개선하고 자동차 산업에서 물류로 초점을 전환함으로써 더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엘리엇은 세계 최대 지게차 제조업체인 토요타 인더스트리가 글로벌 운영을 개선하고 자동차 산업에서 물류로 초점을 전환함으로써 더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토요타
일본 최대 기업인 토요타 그룹과 뉴욕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Elliott Investment Management)가 토요타 그룹의 모태인 토요타 인더스트리즈(Toyota Industries)의 비상장 전환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5.4조 엔(약 350억 달러)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걸린 이번 싸움의 결과는 일본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개혁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토요타 그룹이 제안한 토요타 인더스트리즈 주식 공개 매수(TOB)가 12일 마감했다.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5가지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

1. 토요타 인더스트리즈: 100년 역사의 ‘그룹 지주사’이자 세계 1위 지게차 기업


토요타 인더스트리즈는 아키오 도요다 회장의 증조부인 도요다 사키치가 설립한 그룹의 창립사다.

현재 세계 최대 지게차 제조업체인 동시에, 토요타 자동차(9%), 덴소(6%), 토요타 츠쇼(11%) 등 그룹 핵심사들의 지분을 대량 보유한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아키오 회장은 이 회사가 단기적 주주 압력에서 벗어나 미래 기술 혁신에 전념해야 한다며 비상장화를 추진하고 있다.

2. 350억 달러 규모의 ‘스퀴즈아웃’ 전략


토요타 그룹은 현재 42%인 지분을 66.7%(3분의 2)까지 끌어올려 소수 주주들을 강제로 퇴출시키는 ‘스퀴즈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요타 후도산과 아키오 회장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가 주당 18,800엔에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이다.

3. “너무 싸다” vs “공정하다”… 제안 가격의 적절성 논란


가장 뜨거운 감자는 가격이다. 토요타는 초기 제안가 16,300엔에서 엘리엇의 반발 이후 18,800엔으로 15% 인상했다.

보도 이전 주가(13,000엔대) 대비 20% 이상의 프리미엄을 얹은 공정한 가격이다.

토요타 인더스트리즈가 보유한 타 계열사 지분 가치만 따져도 주당 내재 가치는 26,134엔에 달한다. 현재 가격은 명백한 저평가이며, 경영 혁신 시 주가는 40,000엔까지 갈 수 있다.

4. 엘리엇의 기습… “일본 거버넌스 개혁의 후퇴” 경고


엘리엇은 토요타 인더스트리즈의 지분을 7.14%까지 확보하며 강력한 저지선 구축에 나섰다.

엘리엇은 이번 인수가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성공할 경우, 지난 10년간 공들여온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잠재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후퇴”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일본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5. ‘소수의 다수(Majority of Minority)’ 원칙의 정당성


공정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소수의 다수’ 지지 확보 원칙도 도마 위에 올랐다. 런던의 애셋 밸류 인베스터스(AVI) 등 일부 투자자들은 덴소, 아이신 등 토요타 그룹 계열사들을 ‘소수 주주’ 범주에 포함시킨 것은 기만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독립적인 소수 주주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 12일 마감, 일본 증시의 운명이 걸렸다


12일 투자자들이 토요타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분 66.7%가 확보될지, 아니면 엘리엇의 선동에 동조해 거부할지에 따라 일본 주식시장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토요타가 승리한다면 아키오 회장의 ‘가문 중심 혁신’이 탄력을 받겠지만, 패배하거나 가격을 추가 인상해야 한다면 일본 기업들은 더 이상 ‘헐값’에 소수 주주를 축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