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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베트남’ 꿈꾸는 토 람의 승부수… “초고속 건설로 선진국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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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베트남’ 꿈꾸는 토 람의 승부수… “초고속 건설로 선진국 도약”

연 10% 성장·380억 달러 신도시 등 메가 프로젝트 가동… ‘부상의 시대’ 선포
전직 공안수장서 경제 개혁가로 변신… 트럼프 관세 리스크 뚫고 ‘국가 챔피언’ 육성
베트남이 공산당 총서기 토 람(To Lam)의 주도하에 '국가 부상의 새로운 시대'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이 공산당 총서기 토 람(To Lam)의 주도하에 '국가 부상의 새로운 시대'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베트남이 공산당 총서기 토 람(To Lam)의 주도하에 '국가 부상의 새로운 시대'를 향한 거침없는 질주를 시작했다. 2045년 고소득 국가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연간 10% 성장이라는 야심 찬 청사진을 내걸었다.

전직 공안부 장관 출신으로 권력을 장악한 토 람은 이제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경제적 번영'에 걸고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밀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업계에 따르면, 하노이 남부에는 베트남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13만 5천 석 규모의 '트롱동 스타디움'을 포함한 대규모 신도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 ‘속도전’ 앞세운 메가 프로젝트… 650억 달러 고속철 등 인프라 쏟아부어


토 람 정부 비전의 핵심은 '속도'다. 하노이의 황금빛 드럼 모양을 형상화한 트롱동 스타디움은 작년 12월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스타디움이나 베이징의 냐오차오보다 빠른 공기다.

이 경기장은 380억 달러 규모의 하노이 신도시 계획의 상징물로,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인 빈그룹(Vingroup)이 민관 합작 모델로 건설을 주도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와 호치민을 5시간 만에 연결하는 650억 달러 규모의 남북 고속철도, 신규 공항 건설, 원자력 발전소 재개 등 오랫동안 지연됐던 대형 프로젝트들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레 홍 힙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박사는 "수년간 방치됐던 프로젝트들이 다시 활성화된 것은 베트남이 선진 경제로 진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분석했다.

◇ ‘철권’ 휘두르던 보안 수장에서 ‘개혁가’로… 당 조직 슬림화 및 AI 전환


토 람의 리더십은 전임자 응우옌 푸 쯡의 '부패 척결'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경제 효율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성(省) 수를 63개에서 34개로 과감히 통폐합해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했으며, 자신의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해 국정 장악력을 높였다.
특히 기존의 비효율적인 국영 기업 대신 빈그룹과 같은 민간 기업을 '국가 챔피언'으로 육성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에드먼드 말레스키 듀크대 교수는 "이것은 도이모이(개혁·개방) 이후 베트남에서 일어난 가장 광범위한 변화"라며 "토 람은 라이벌을 하나씩 제거하며 권력을 공고히 한 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거대한 경제 비전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의 관세 위협 정면 돌파… 보잉기 372억 달러 구매 등 ‘통 큰’ 외교


대외적으로는 '실리 외교'가 빛을 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최대 과제인 상황에서, 토 람은 지난 2월 백악관 회담을 통해 베트남 항공사들이 372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합의하며 미국의 무역 적자 불만을 잠재웠다.

그 결과 베트남은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제한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트럼프가 위협했던 고율 관세 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주도하는 베트남 내 골프장 및 리조트 개발 사업을 지원하며 미국 최고위층과의 '개인적 유대'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관리하면서도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길을 열어두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 한국 산업계와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베트남의 급진적인 성장 전략과 인프라 확충은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 과제를 동시에 안겨준다.

650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과 원전 등 대형 프로젝트가 쏟아지면서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와 철도 장비 업체들에 수조 원대 수주 기회가 열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속도'를 중시하는 만큼, 한국의 신속한 공정 관리 능력이 강력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빈그룹 등 베트남 대표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이들과 AI, 자율주행, 반도체 분야에서 합작 법인을 설립하거나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베트남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 열쇠다.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이 경고하듯, 베트남의 공격적인 투자는 GDP의 40%에 달하는 부채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 현지 진출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부실채권 증가 등 거시 경제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사전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