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석유 추출물이 아닌 친환경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 팔던 실리콘밸리의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돌연 신발 산업을 정리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주가가 폭등세를 보였다가 이후 폭락세로 돌변했다.
1990년대 후반 닷컴 거품 당시 인터넷 붐에 편승하려 너도나도 ‘닷컴’ 기업을 표방하고 나선 것과 닮았다.
신발에서 AI로
AI 전환 발표로 주가는 폭등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하루 전인 14일 종가가 2.49달러였던 올버즈는 15일 16.9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582% 폭등세다. 주가가 하루 사이 7배 가까이 뛴 것이다. 장중 최고치 24.31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이 876%에 이른다.
올버즈는 기존 신발 사업을 정리하고 AI 연산 인프라 비즈니스로 전환한다면서사명도 ‘뉴버드 AI’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고성능, 저지연 AI 하드웨어를 확보해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고객에게 AI 컴퓨팅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AI 서버 임대업’ 전환을 예고했다. 구글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거대 클라우드 업체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중소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신기루
그러나 주가는 하루 만에 28% 넘게 폭락하며 광풍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테마 올라타기’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배런스에 따르면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제프 디그래프는 껍데기뿐인 AI라고 혹평했다.
디그래프는 올버즈에 GPU(그래픽처리장치) 재고도 없고, 데이터센터 거점도 없으며, 회사 공시 서류에 기록된 엔지니어링 인재도, 확보된 고객도, 잠재 고객(고객 파이프라인)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저 보도자료와 새로운 이름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시버트 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말렉은 닷컴 거품이나 비트코인 붐 당시의 광기가 재현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름만 닷컴으로 바꿔 주가를 띄우거나, 블록체인 기업으로 변신했던 부실 기업들을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말렉은 신발 브랜드를 헐값에 판 회사가 GPU 임대업 진출 발표만으로 시가총액이 1억2700만 달러 불었다는 것은 시장이 리스크가 아닌 소설에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AI 붐을 타고 부실 기업이 업종 변환으로 주목을 받다 주저앉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사명을 ‘알고리즘 홀딩스’로 개명한 전 노래방 기기 업체는 AI 물류 혁신을 선언하며 주가가 3배 뛰었지만 이후 70% 폭락했다.
AI 콘텐츠 생성을 선언하며 호기롭게 2021년말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버즈피드는 상장 뒤 주가가 98% 폭락했다.
올버즈의 AI 전환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배경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2022~2025년 매출이 2억9800만 달러에서 1억5200만 달러로 반토막이 나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신발 지재권을 이번에 39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이는 과거 전성기 가치의 10%에 불과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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