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완더크래프트 '캘빈-40' 도입, 테슬라·현대차와 다른 실용주의 노선
의료용 재활 로봇 '균형 제어' 기술 이식해 좁은 공정서 중량물 운반 전담
전기차 10시간 제조 시대 개막… 고지능 로봇보다 '가성비' 자동화가 승부수
의료용 재활 로봇 '균형 제어' 기술 이식해 좁은 공정서 중량물 운반 전담
전기차 10시간 제조 시대 개막… 고지능 로봇보다 '가성비' 자동화가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브래드 앤더슨 기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Carscoops) 보도를 통해 르노가 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350대를 배치해 생산 시간을 30% 단축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고성능 뇌 대신 '강한 허리'… 르노의 로우테크 승부수
르노가 도입하는 '캘빈-40(Calvin-40)' 로봇은 기존 휴머노이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들이 인간의 섬세한 움직임과 고도의 지능을 지향하는 반면, 캘빈-40은 아예 '머리'가 없는 투박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로봇은 프랑스 로봇 스타트업 완더크래프트(Wandercraft)와 협력해 단 40일 만에 개발됐다. 정교한 손가락 대신 둥근 원형 손을 장착해 타이어나 차체 패널 같은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데만 최적화됐다.
르노의 티에리 샤르베(Thierry Charvet) 생산 총괄 책임자는 지난 10일 프랑스 두에(Douai) 공장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에서 "우리는 인간을 닮은 로봇이 아니라, 저비용으로 당장 현장에 투입 가능한 효율적인 자동화 도구가 필요할 뿐"이라며 실용주의 노선을 명확히 했다.
의료기기에서 공장으로… 완더크래프트의 '무너지지 않는' 균형 기술
르노가 수많은 로봇 기업 중 완더크래프트를 파트너로 점찍은 이유는 이들이 지난 12년간 의료용 재활 로봇 분야에서 축적한 '자율 균형 제어(Self-balancing)' 기술의 완성도 때문이다.
완더크래프트는 하반신 마비 환자가 지지대 없이 걷게 돕는 외골격 로봇 '아탈란테 X'를 통해 이미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1,400만 걸음 이상의 실전 보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용 원천 기술은 산업용 로봇 캘빈-40에 고스란히 이식됐다. 발판에 장착된 정밀 힘 감지 센서(Force Sensor)와 엔비디아(NVIDIA) 아이작 플랫폼 기반의 '피지컬 AI'는 로봇이 40kg에 달하는 중량물을 들어 올릴 때 실시간으로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전기차 10시간 제조 시대… 숙련공은 가치 창출에 집중
르노의 전략은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닌 공정 유연성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캘빈-40은 차체 공장에서 반복적인 중량물 운반을 전담하며 숙련공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든든한 조수'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바퀴형 로봇은 좁은 생산 라인에서 회전 반경의 제약이 크지만, 두 발로 걷는 캘빈-40은 인간 작업자와 같은 보폭으로 이동하며 빈틈없는 공정을 지원한다.
이미 르노는 공정 최적화를 통해 '르노 5'와 '트윙고 EV'의 제작 시간을 10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르노 측은 로봇 도입이 본격화되는 2027년까지 차량당 제조 시간을 현재보다 30% 더 줄여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고성능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과 고효율 노동에 집중한 로봇 간의 이원화된 경쟁 체제로 접어들 전망이다.
르노의 350대 대규모 배치가 성공할 경우, 전 세계 공장의 자동화 표준은 화려한 지능보다는 당장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실용주의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