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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현장 방문이 만든 합의, 반년 만에 ‘흔들’…SPC 계열사 일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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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현장 방문이 만든 합의, 반년 만에 ‘흔들’…SPC 계열사 일방 행보

야간수당 인상 아닌 50% 환원…임금도 동결
연차휴가 상한제, 25개…복지 요구 대거 거절
허영인 당시 SPC그룹 회장이 2022년 10월 계열사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허영인 당시 SPC그룹 회장이 2022년 10월 계열사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장을 찾은 직후 나온 상미당홀딩스(옛 SPC그룹)의 안전 개혁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후퇴 기로에 섰다.

노사가 합의했던 야간수당 가산율 환원 요구는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니라,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근로조건 후퇴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34번의 질문'이 만들어낸 개혁


2025년 7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을 찾았다. 직접적 계기는 그해 5월 해당 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였다.

이 대통령은 당시 간담회에서 34차례 질문을 던지며 파고들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에도 SPL 평택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두 번, 세 번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며 “4일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 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방문 이틀 뒤 당시 SPC그룹은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해 9월 시범 운영에 들어간 개편안에는 3조 3교대제 도입, 기존 주간과 야간조 사이 중간조 신설, 약 250명 추가 고용이 담겼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줄어드는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기본급 인상과 추가 수당 신설, 휴일·야간수당 가산율 인상 등에도 노사가 잠정 합의했다.

계열사 SPL의 경우 야간수당 가산율을 79%까지 높이기로 했다. 근로기준법상 야간수당 가산율은 50%가 원칙이지만, 근무 시간 축소에 따른 노동자 임금 감소분을 고려해 이를 대폭 높인 것이다.

효과 못 보더니…후퇴 우려


개편안 시행 직후인 지난해 9월 27일 시화공장 일하던 60대 노동자가 6일 연속 야간근무를 마친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과수 부검 결과는 ’사인 미상‘이었으나 과로사 의혹이 일었다.

현장에서는 부작용도 불거졌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연장·야근 수당이 줄면서 임금이 월 30만~50만원 감소했다. 기본급 인상폭이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계열사 SPL 사측은 노조에 야간수당 가산율 50% 환원과 임금 동결을 요구했다.

임금 협상뿐 아니라 단체협약 요구도 상당수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가 요구한 정년 연장(만 61세→62세), 정기휴가 확대(4일→5일), 유아 휴직 중 복리후생 범위 확대 (복지포인트 지급)등에 대해 사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사측은 해피포인트 10만원 증액과 연차휴가 상한 25개 설정 등을 제시했다.

상미당홀딩스 측은 본지의 확인 요청에 “임단협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야간수당 환원 요구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문용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yk_1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