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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에틸렌 업계, 이란 전쟁 직격탄… 5월 ‘생산 중단’ 위기 막으려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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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에틸렌 업계, 이란 전쟁 직격탄… 5월 ‘생산 중단’ 위기 막으려 총력전

나프타 중동 의존도 40%… 호르무즈 봉쇄에 최소 6개 생산 시설 가동 중지
비축유 방출·수입선 다변화로 버티기 돌입… PVC 등 중간재 가격 인상 도미노
수입 나프타 부족으로 인해 에틸렌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는 이데미츠의 치바 단지 모습. 사진=이데미치이미지 확대보기
수입 나프타 부족으로 인해 에틸렌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는 이데미츠의 치바 단지 모습. 사진=이데미치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인 에틸렌 생산 라인이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 화학 기업들은 원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을 해결하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5월 '골든위크' 이후 공장 가동을 유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원가 상승분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중간재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자동차, 건설 등 전방 산업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 "5월 이후가 고비"… 가동 유지 위해 나프타 쟁탈전


구도 고시로 일본석유화학산업협회(JPCA) 회장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5월 6일 골든위크 연휴가 끝난 후에도 공장 가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에틸렌 업계의 상황은 극도로 긴박하다.

일본은 나프타 공급의 4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해협 봉쇄로 중동발 물량이 끊기자 12개 주요 에틸렌 생산시설 중 최소 6곳이 원료 절감을 위해 이미 가동을 멈췄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약 240일 분량의 석유 매장량을 활용해 국내 나프타 생산을 늘리는 한편, 미국·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 등 비중동 지역으로 조달 창구를 급히 돌리고 있다.

2월 에틸렌 공장 가동률은 75.7%까지 떨어졌다. 시설 유지에 필요한 최소 가동률인 70% 선을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으나, 낮은 가동률은 천문학적인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 신에츠·미쓰비시 등 가격 인상 단행… 전방 산업 ‘비명’


원재료 조달 비용이 폭등하면서 화학 기업들은 결국 제품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세계 최대 PVC 제조사인 신에츠화학이 이번 달 폴리염화비닐(PVC)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이어 미쓰비시 화학 그룹은 자동차 테일라이트용 플라스틱 가격을, 쿠라라이는 접착제 원료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구도 회장은 "안타깝게도 비용 인상분을 고객사들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당한 폭의 인상으로 인해 일부 중소 고객사들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일본 내 나프타 및 중간재 재고는 약 2개월분으로 파악되지만, 제품별 수급 불균형이 심해 일부 핵심 소재는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공장의 완전 셧다운(가동 중단)이다. 석유화학 설비는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특히 일본의 노후화된 설비들은 재가동 시 기술적 결함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한 달간 가동이 중단될 경우 단위당 수십억 엔에서 수천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 한국 석유화학 및 제조업계에 주는 시사점


일본의 위기는 비슷한 에너지 구조를 가진 한국에게도 강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한국 역시 중동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일본처럼 미국산 나프타 및 원유 비중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국가 비축유 방출 시나리오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일본산 화학 소재를 사용하는 국내 자동차 및 가전 기업들은 일본의 생산 차질에 대비한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거나 재고를 선제적으로 비축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의 가격 인상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화학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원가 상승 압박은 공통적인 만큼,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