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조류 발전소 글로벌 거점 400곳 확인, 연간 110TWh 전력 생산 잠재력 분석

글로벌이코노믹

조류 발전소 글로벌 거점 400곳 확인, 연간 110TWh 전력 생산 잠재력 분석

옥스퍼드대 연구팀, 19개국 해저 터빈 유망 요충지 지도화 완료
6개 핵심 해역이 자원 50% 점유… 알래스카·영국 등 ‘에너지 노다지’ 부상
‘예측 가능한’ 청정 에너지로 화석 연료 대체 시동, 글로벌 자본 정조준
시화호조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시화호조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


달의 인력을 활용해 밀물과 썰물의 흐름으로 전기를 만드는 조류 발전이 전 세계 400곳 이상의 거점에서 포르투갈의 연간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확인됐다. 기상 변화에 민감한 기존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할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공학과학부 대니 콜스(Danny Coles) 선임연구원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비영리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과 학술지 '왕립학회 인터페이스'를 통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 19개국 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연간 110테라와트시(TWh)에 이르는 조류 에너지 잠재력이 확인됐다.

글로벌 에너지 지형 재편, 6개 핵심 수로가 자원 절반 독식


이번 연구는 조류 발전이 가능한 해역을 단순한 이론적 수치를 넘어 실제 가동 가능한 ‘전략적 거점’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 조류 에너지 자원의 50% 이상이 단 6개의 핵심 요충지에 집중되어 있는 ‘자원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유망한 곳으로는 스코틀랜드와 오크니 제도 사이의 펜틀랜드 해협(Pentland Firth)과 프랑스 채널 제도 인근의 올더니 레이스(Alderney Race)가 꼽혔다.

북미에서는 세계 최고의 조수 간만의 차를 자랑하는 캐나다 미나스 패시지(Minas Passage)와 미국 알래스카의 채텀 해협(Chatham Strait) 및 쿡 인렛(Cook Inlet)이 거대한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은 좁은 수로를 통해 막대한 양의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며 강력한 유속을 형성하는 공통점을 지닌다.

날씨 타는 풍력·태양광 한계 극복, ‘신뢰의 에너지’로 부상


에너지 시장이 조류 발전에 정조준하는 이유는 기존 재생에너지의 치명적 약점인 ‘간헐성’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은 바람이 멈추면 가동을 멈추고, 태양광은 구름이 끼거나 밤이 되면 발전 효율이 급락한다. 반면 조류는 천체 운동의 법칙에 따라 발생하므로, 수십 년 뒤의 발전량까지 분 단위로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국가별 자원 보유 현황을 보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외에도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가 눈에 띄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는 조류 발전만으로 국가 전체 전력 수요의 10% 이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국가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알래스카나 스코틀랜드 오지처럼 자원이 풍부한 곳은 대개 대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어, 해저 케이블을 통한 장거리 송전망 구축 비용이 실제 사업성을 압박하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서해안 ‘미개척지’의 기회, 데이터 확보가 선결 과제

국내 에너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옥스퍼드대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게 다뤄진 한국과 노르웨이 등의 세부 데이터가 보완될 경우 글로벌 조류 에너지 잠재치는 현재 추산보다 2~3배 이상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서해와 남해안은 세계적인 유속을 자랑하는 수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밀한 해저 지형과 유속 측정 데이터가 글로벌 연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는 "서해안의 빠른 물살을 이용한 조류 발전은 한국형 에너지 안보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며 "다만 어업권 보상과 해양 생물 보호 구역 설정 등 실제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약 사항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밀한 현장 조사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조류 발전 시장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에너지 패권 확보를 위한 기술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실제 전기로 전환 가능한 ‘기술적 자원’은 이론적 수치의 1~20% 수준이지만, 해저 터빈 기술의 고도화와 정밀한 입지 데이터가 결합한다면 조류 에너지는 탄소 중립 시대를 견인할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