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200만 대·휴머노이드 점유율 80%…미국의 5배 격차 현실로
4쪽 미국 AI 전략 vs 중국 15개년 계획…"현장 데이터 경쟁, 판세 이미 기울었나"
4쪽 미국 AI 전략 vs 중국 15개년 계획…"현장 데이터 경쟁, 판세 이미 기울었나"
이미지 확대보기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공장을 채워나가는 속도만큼, AI 패권 경쟁의 무게추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이 대형 언어 모델(LLM) 성능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이, 중국은 공장과 가정 곳곳에 로봇을 심어 실세계 데이터를 쌓는 전혀 다른 경주를 달리고 있다.
이 두 경주의 승부처가 어디인지를 두고 미국 안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중국이 로봇 생산·배치와 AI 현장 적용이라는 두 전선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으며, 이 구도가 인공일반지능(AGI) 개발 경쟁의 향방까지 바꿀 수 있다고 심층 분석 보도했다.
숫자가 말하는 로봇 굴기(崛起): 미국의 5배
IFR 대변인 카르스텐 헤어(Carsten Heer)는 "중국은 인구 감소를 미리 내다보고 국가 로봇 전략을 일찌감치 실행했다"며 "그 전략이 없었다면 지금 세상이 어떻게 됐겠느냐"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도 판세는 이미 굳어지는 모양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배치된 휴머노이드 로봇 약 1만 6000대 가운데 1만 3000대가 중국에 자리를 잡았다. 전체의 80%를 웃도는 수치다.
상하이의 애지봇(AgiBot)이 5200대, 항저우의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4200대를 출하해 나란히 선두를 달렸다. 서구권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한 테슬라조차 글로벌 점유율이 5%에 못 미쳐 5위에 그쳤다.
올해 생산 속도는 더 가파르다. 대만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달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6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이 전년 대비 9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숫자들이 특히 무겁게 읽히는 이유가 있다. 베이징 푸톈캉밍스(福田康明斯) 엔진 공장에는 지난해 10월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天工) 2.0이 컨테이너 운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데이터를 쌓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바로 이 데이터가 AGI 경쟁의 진짜 연료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모델에서 이기고, 현장에서 지는" 미국의 딜레마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Google), 메타(Meta), 엔비디아(NVIDIA)는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다. LLM 성능 순위표는 여전히 미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 안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AI 자문기관 스케일 AI(Scale AI)의 글로벌 정책·정부 관계 총괄 맥스 펜켈(Max Fenkell)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워싱턴이 주목하는 모델과 반도체 분야에서는 앞서지만, 미래를 결정할 데이터와 현장 적용에서는 뒤지고 있다"며 "지금 미국은 두 개의 경주 가운데 잘못된 쪽을 이기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대외정책연구원(DGAP) 발렌틴 베버(Valentin Weber) 선임연구원은 핵심을 더 직접적으로 짚었다.
"미국이 챗봇 고도화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은 로봇이 햇빛 속에서 일하고 사람과 어울리며 가정에 배치되는 실세계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그 데이터 생태계는 사실상 무한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마라톤을 뛰는데 상대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 중국은 미국 대학과 기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훤히 알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정책 측면의 격차도 크다. 중국은 이달 15개년 계획에서 AGI를 2035년 목표로 명시했다. 같은 시기 미국이 내놓은 'AI 국가정책 프레임워크'는 고작 4쪽짜리 제안서였다.
IFR 사무총장 수잔 빌러(Susanne Bieller)는 "미국은 이제야 국가 로봇 전략이 필요한지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정말 너무 늦다. 체계적인 전략이라는 점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공세로 전선 넓히는 중국, 한국의 좌표는
중국은 AI 영역에서도 오픈소스를 전략 무기로 삼았다. 미국-중국 경제·안보 검토위원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전면 오픈소스 전략이 글로벌 AI 확산을 가속화하고, 광범위한 사용이 다시 혁신을 이끄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Alibaba)의 AI 모델 첸(Qwen)이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서 파생 모델 10만 개 이상으로 최대 생태계를 이룬 것이 그 방증이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카일 찬(Kyle Chan) 연구원은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로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던 방식 그대로 AI에도 국가 보조금과 산업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도에서 한국의 위치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IFR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1012대를 보유한 세계 1위 로봇 밀집 국가이자 세계 4위 로봇 시장이다.
그러나 AI 자율 로봇 분야 특허 점유율은 12%로, 미국(35%)·중국(30%)과 격차가 뚜렷하다. 국내 업계에서는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구조가 중장기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은 이 흐름에 대응하는 포석으로 업계는 읽는다.
AI 패권 경쟁은 결국 누가 더 많은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먼저, 더 넓게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모이고 있다.
로봇이 공장과 가정을 채워갈수록 그 데이터 격차는 되돌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굳는다. 반도체 수출 규제라는 미국의 마지막 방어선이 버텨내는 동안, 현장 데이터 경쟁의 결과는 이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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