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선전대, 나노소재 엮는 ‘바느질 공법’으로 광열 효율 극대화
햇빛 흡수율 90.2%, 증발 에너지 45.7% 감축… 해양 환경서도 한 달간 입자 분리 없어
소형 장비로 하루 20리터 식수 생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충족, 농업 관개까지 성공
햇빛 흡수율 90.2%, 증발 에너지 45.7% 감축… 해양 환경서도 한 달간 입자 분리 없어
소형 장비로 하루 20리터 식수 생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충족, 농업 관개까지 성공
이미지 확대보기그동안 막대한 전기료와 장비 유지비 탓에 중동의 부유한 석유국들만 독점해 왔던 담수화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고, 전 세계 물 부족 국가의 안보판을 재편할 실리주의 과학 혁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 공정공학연구소(IPE)와 선전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햇빛을 열로 바꾸는 차세대 ‘광열(Photothermal) 나노 소재’를 이용해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야외 시범 담수화 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전격 게재되며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옷감 꿰매듯 나노입자 엮은 ‘바느질 공법’… 태양광 흡수율 90% 돌파
해수를 증발시켜 맑은 물만 모으는 태양광 담수화 방식은 가장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꼽혀왔지만, 핵심 재료인 초미세 분말 나노입자들이 물을 만나면 밀가루처럼 서로 뭉쳐 수증기 배출 통로를 막아버리는 고질적인 정체 부침을 겪어왔다.
입자들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한 플라스틱 성분의 고분자 기판 역시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유기 구조가 갈라지고 노화되어 장기 가동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일상적인 ‘단추와 실’의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이 한계를 돌파했다. 연구진은 속이 빈 여러 겹의 나노 구체를 먼저 준비한 뒤, 특수 용제를 사용해 고분자 사슬(실)이 나노 구체의 미세한 구멍을 정확히 통과하도록 유도했다.
마치 바늘로 천을 꿰매듯 나노입자들을 단단히 묶어낸 것이다. 온도가 낮아지며 굳어진 고분자 사슬은 빗장(자물쇠) 역할을 하며 수십억 개의 나노입자들을 엉킴 없는 3차원 대형 구조물로 결합시켰다.
이렇게 탄생한 3차원 광열 프레임워크는 빛이 내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반사·산란되도록 유도해 태양광 흡수율을 무려 90.2%까지 끌어올렸다. 그 결과 바닷물을 끓여 증발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기존 방식 대비 45.7%나 획기적으로 줄여 장비의 가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연구진이 거친 바다 환경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복합 소재를 해수에 넣고 분당 450회전으로 30일 동안 연속으로 강하게 저었음에도, 현미경 분석 결과 떨어져 나간 나노입자가 거의 없을 만큼 독보적인 내구성을 증명했다.
하루 20리터 식수 뿜어내는 소형 장비… “생수 제조 단가보다 저렴해질 것”
연구팀은 이 신소재를 적용해 0.75㎡ 크기의 소형 야외 담수화 시스템 프로토타입을 구축했다. 장치에 부착된 태양광 패널은 증발 과정에서 발생한 수증기를 응축 모듈로 빠르게 전달하는 팬을 구동하는 데만 최소한의 전력을 공급한다.
사실상 자연광만으로 구동되는 이 장치는 하루에 20리터 이상의 신선한 담수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냈다. 이는 성인 10명의 하루 기초 음용 수요를 충족하는 양으로, 정화된 물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까다로운 식수 안전 기준을 완벽히 통과했다.
실제 현장 적용 능력도 입증됐다. 연구진은 전력망 인프라가 전혀 없는 시범 부지에서 이 장치로 정화한 물을 공급해 5㎡ 규모의 농경지에 시금치, 옥수수, 중국 양배추를 파종하고 전체 성장 주기 동안 안정적으로 농업 관수하는 데 성공했다. 광열 소재는 사계절 내내 성능 저하 없이 연중 안정성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향후 2년간의 대규모 운영 데이터가 축적되면 해수 정화 단가가 일반 시판 생수를 생산하는 비용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모델링했다. 대규모 공장 인프라를 지어 장기적으로 확장할수록 고정비가 분쇄되어 경제적 이점이 더욱 압도적으로 커진다는 분석이다.
중동의 ‘역삼투압’ 독점 체제 흔든다… 전력 부족 오지·해안가 보급 목표
현재 전 세계 해수 담수화 시장은 1950년대 이후 물 부족에 시달리던 걸프 아랍 국가들이 주도하는 ‘역삼투압(막담수화)’ 기술이 장악하고 있다.
전 세계 담수화 용수의 약 40%를 생산하는 이 방식은 고압 펌프로 바닷물을 밀어내기 위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므로, 대규모 가스 발전소나 전력망 인프라가 필수적이어서 가난한 국가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자본 집약적 산업이었다.
중국과학원 공정공학연구소(IPE) 관계자는 “현재 연구팀은 수증기가 물방울로 맺히는 응축 효율을 한층 더 개선하고 전체 시스템 제작 단가를 추가로 낮추기 위한 막바지 공학적 튜닝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전력과 자금 사정이 열악해 식수 확보에 고통받는 개발도상국의 해안 지역이나 외딴섬, 격오지 마을에서도 장비를 즉각 구매해 조립할 수 있도록 상업용 기술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최종 목표를 피력했다.
강대국의 자원 공급망 차단 조치와 무역 규제의 포화 속에서도 하드웨어 제조 기술력과 기초 과학 자강론을 결합해 전 세계 생명 자원 안보 시장의 지배권을 쥐려는 중국 과학계의 행보에 전 세계 자본 시장과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