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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판도라 상자 열렸다"…BYD 유럽 전략 '올스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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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판도라 상자 열렸다"…BYD 유럽 전략 '올스톱' 위기

전 외교장관 특혜 수사 급물살, 세게드 공장 가동 일정 재차 흔들려
현대차·기아엔 반사이익?…유럽 전기차 지각변동 예고
페테르 시야르토 전 헝가리 외교장관은 지난 15일 의원직을 사임하고 BYD의 대외협력과 신사업 개발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페테르 시야르토 전 헝가리 외교장관은 지난 15일 의원직을 사임하고 BYD의 대외협력과 신사업 개발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연합뉴스


유럽 진출 교두보로 삼았던 헝가리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유럽 공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헝가리 시사경제매체 HVG는 7월 23일(현지시각) 이런 내용을 담은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HVG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BYD의 해외 성장 기회도 이미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 진입이 막힌 BYD에 유럽은 사실상 유일한 성장 교두보이며, 그 관문이 헝가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관문을 놓고 헝가리 정치권 내부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전 외교장관 특혜 수사 급물살, 세게드 공장 가동 일정 재차 흔들려


발단은 페테르 시야르토 전 헝가리 외교장관의 이직이다. 그는 지난 15일 의원직을 사임하고 BYD의 대외협력과 신사업 개발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문제는 그가 다름 아닌 BYD의 헝가리 투자를 성사시킨 당사자라는 점이다.

시야르토는 외교장관 재임 시절인 2025년 BYD의 유럽 본사와 연구개발센터를 부다페스트에 유치하며 6370만달러(약 94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페테르 마자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 20일 의회에서 이와 관련한 조사 착수를 공식화했다. 마자르 총리는 시야르토가 재임 중 BYD에 정부 자금과 외교 지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결정들을 누가 내렸고 어떤 전문가 경고가 무시됐는지, 헝가리 납세자와 노동자에게 얼마나 부담을 남겼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시야르토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는 외교장관 재임 시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꾸준히 교류해온 인물로, EU 회의 도중에도 접촉을 이어갔다는 사실이 앞서 드러난 바 있다.

다만 시야르토와 BYD 양측 모두 이번 특혜 의혹 제기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헝가리 정부의 조사가 실제 특혜 제공을 확인할지는 미지수이며,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의혹 단계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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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곳은 BYD가 헝가리 세게드에 짓고 있는 유럽 첫 승용차 공장이다. 이 공장은 올해 4분기 조립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은 BYD가 부담하는 EU 관세를 피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꼽힌다.

BYD에는 기본관세 10%에 상계관세 17%를 더한 총 27%가 적용되는데, 이는 중국업체 SAIC의 35.3%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공교롭게도 BYD는 이미 유럽에서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럽 등록대수는 17만4144대로 테슬라의 17만351대를 근소하게 앞섰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44.9% 급증했다.

중국 브랜드 전체의 유럽 점유율도 1년 새 4.5%에서 8.9%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 그룹의 유럽 판매는 오히려 5.1% 줄어,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헝가리발 수사 리스크는 역설적으로 현대차·기아에 시간을 벌어줄 변수이기도 하다. 이미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기지를 갖춘 현대차·기아는, 신규 공장을 짓고 있는 BYD와 달리 정치적 리스크에서 한 걸음 비켜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헝가리에는 한국 배터리업체도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조사가 외국기업 보조금 전반으로 확대되면 이들 기업의 세제 혜택까지 함께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왕촨푸의 '세계 1위' 공언, 중국 내수 부진이 걸림돌


BYD의 자신감은 헝가리 리스크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HVG에 따르면 왕촨푸 BYD 회장은 최근 투자자 대상 발표에서 5년 안에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스텔라 리 BYD 부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업체 인수 없이 자체 성장만으로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 BYD의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18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2% 줄었으며, 이 중 중국 내수 판매는 40%가량 급감해 102만대에 그쳤다. 그나마 해외 판매가 70.7% 늘어난 79만2256대를 기록하며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BYD는 460만대를 팔아 7.73% 성장했지만,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세계 1위 도요타(렉서스 포함)의 지난해 판매량은 1050만대로, BYD와는 여전히 두 배 넘는 격차가 있다.

왕 회장이 내건 '5년 내 세계 1위'라는 목표와 현재 실적 사이의 간극은, 헝가리발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더 큰 물음표로 남게 됐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