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대출규제·법정최고금리 강화 후유증… 저신용자 불법사금융 '내몰려'

글로벌이코노믹

대출규제·법정최고금리 강화 후유증… 저신용자 불법사금융 '내몰려'

지난해 최대 11만9000명 이동 추산…생계비·돌려막기 목적 대부분
불법 대출을 유도하는 사금융 광고 전단이 곳곳에 뿌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불법 대출을 유도하는 사금융 광고 전단이 곳곳에 뿌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출 규제 강화와 법정최고금리(20%) 강화 후유증으로 금융권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11만9000명, 이용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28일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대부업 또는 사금융을 이용한 저신용자(신용등급 6~10등급) 9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4%가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법정최고금리(20%) 상한으로 2금융권이 조달비용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취약차주들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대부업체 이용 저신용자 가운데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규모를 약 5만9000명에서 최대 11만9000명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른 불법사금융 이용 금액도 7600억원에서 1조5500억원 수준으로 분석돼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나이스평가정보에 정보를 제공하는 43개 대부업체 신규 대출 차주는 19만6000명, 대출금액은 2조900억원으로 이는 대출 규제 강화로 1·2금융권에서 밀려난 상대적으로 양호한 차주가 대부업으로 유입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신용층의 제도권 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하위 50% 저신용자의 대부업체 대출 승인율은 지난해 9.1%로 전년 대비 0.5%p(포인트) 하락했고 불법사금융 이동률은 같은 기간 5.2%에서 7.5%로 상승했다.

대부업 이용 목적은 생계비 마련과 기존 부채 상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응답자의 41%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이용했다고 답했고 26.1%는 기존 대출 상환을 위한 '돌려막기' 목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20대 청년층은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동시에 이용하는 비율이 8.9%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상당수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사금융임을 알고 대출받았다는 응답 비중은 2023년 77.7%에서 지난해 50.9%로 낮아졌다. 주부와 아르바이트생 등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비자발적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또 대부업 이용자의 55.8%는 업체명만으로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소비자가 불법 업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식별 표식을 보완해야 한다"며 "충동적 대출이나 과도한 채무를 막기 위해 소비자가 스스로 대출 차단을 신청할 수 있는 '한국형 대출 자율 통제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대부업에서 거절당한 차주가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정책금융, 채무조정, 복지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금융 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