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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붉은 금' 노린 조직범죄…세계 전력·통신망이 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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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붉은 금' 노린 조직범죄…세계 전력·통신망이 털린다

캐나다·영국·프랑스·스페인·브라질·칠레서 구리선 절도 급증
t당 1만 달러 초반 고공행진...통신망·전력망 투자 급증에 범죄조직 돈벌이 표적
철도·통신·EV충전소까지...국가 핵심 인프라 위협
인도 뭄바이에서 노동자가 폐구리선 회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뭄바이에서 노동자가 폐구리선 회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과 글로벌 전력망 투자 붐으로 구리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세계 범죄조직들이 마약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국가 핵심 인프라를 노린 구리 절도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리 가격 상승과 통신·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구리 절도가 단순한 재산범죄를 넘어 전력·통신·철도 등 국가 기반 시설을 위협하는 글로벌 인프라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구리가 단순한 원자재를 넘어 전략자원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를 노린 산업형 절도가 공공서비스 마비와 경제 손실을 동반한 국가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1t당 1만3000달러대 고공행진…원자재 시장 구리 수급 불안이 범죄 자극


구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자 과거 생계형에 머문 절도 행태는 대형 조직범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최근 구리 시세는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주요 선물시장 기준 1t에 약 1만3800~1만4200달러(약 2019만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FT는 전문 장비를 사용해 단시간에 대량의 케이블을 절단하는 산업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범죄 조직들이 절취한 구리를 글로벌 구리 스크랩(폐구리) 유통망을 통해 세탁하거나 해외로 밀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지난달 28일 캐나다 최대 통신사 벨(Bell)의 올 상반기 구리선 절도·파손 사건이 99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급증했다면서 이로 인해 시민들의 인터넷·전화 접속이 끊기고 911 긴급 통신망까지 차질을 빚어 국가 통신 인프라가 직접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에서 유럽까지…'국가 핵심 인프라' 노린다


구리 절도에 따른 피해는 북미를 넘어 유럽과 남미 등 전 세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피해 대상이 국가의 혈맥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FT는 과거 생계형 절도와 달리 현재는 대형 마약 조직이 구리 절도 시장에 직접 개입해 통신·전력망을 공격하고 스크랩 유통망을 통해 범죄 수익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경찰당국은 FT에 남미 지역의 범죄 조직들이 인프라 타깃 절도에 조직적으로 가담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에서도 420㎞에 이르는 케이블이 절단돼 26만 명이 대규모 정전 피해를 입어 생산국조차 인프라 절도 리스크에 노출된 상태다.

영국에서도 철도 신호 케이블이 절단돼 열차 운행이 대규모로 지연되고, 풍력·태양광 발전소 내 구리선 절도가 급증해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고속철도·통신망을 겨냥한 케이블 절도가 반복되고 있고, 도로변과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EV) 급속 충전소의 초고속 충전 케이블을 절단해 빼돌리는 범죄까지 발생하고 있다.

광케이블 전환·보안 강화에 전력


세계 기업과 정부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통신사들은 절도 위험과 유지 비용이 큰 기존 구리 기반 네트워크를 광섬유로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AI 감시 카메라와 스마트 센서를 도입하고 있다.

주요국 정부 역시 폐구리(구리 스크랩) 거래 추적 제도를 강화하고 조직 범죄 단속을 위한 국제 공조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안정적 구리 원자재 확보뿐만 아니라 광케이블로의 대체와 함께 이를 활용한 전력·통신 인프라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