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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금 유출 심화...올해 247억 달러 이탈에 전쟁 재정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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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금 유출 심화...올해 247억 달러 이탈에 전쟁 재정 '비상'

예금 몰수 공포 속 석 달 동안 152억 달러 빠져나가...유출 속도 가속
7개월 연속 순유출 지속...국채 입찰 중단 파장
군수 편중 정책에 상반기 성장률 0.3% 급락, 민간 경제 위축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본부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 본부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
러시아 시민과 기업이 예금 인출에 나서며 올해 들어서만 247억 달러(약 34조 2640억 원)가 넘는 현금이 시중 은행에서 빠져나갔다.국유화 공포에 올 들어 6개월째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정부의 예금 몰수 소문이 겹치면서 러시아 금융망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예금 이탈 가속과 유동성 위기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현금 유출은 7개월 연속 이어졌다. 지난 6월 45억 달러가 빠져나간 데 이어 7월 들어 73억 달러가 추가로 인출됐다.

이번 달 첫 2주 동안에도 34억 달러(약 4조 7160억 원)가 사라졌다. 석 달 동안 이탈한 자금만 152억 달러에 이른다.

자금 유출은 기업과 부유층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2분기 해외로 송금된 자금은 94억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중개 계좌로 돈을 옮기고 있다.

국채 정기 입찰 중단과 재정 적자 폭발


시중 은행 유동성이 마르면서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 조달에도 차질이 생겼다. 은행들의 국채 매입 여력이 고갈되자 러시아 재무부는 예정된 국채 정기 입찰을 중단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재정 적자는 6조 4600억 루블(약 107조 2360억 원)이다. 정부가 설정한 연간 적자 목표치 3조 8000억 루블을 이미 크게 넘어섰다.

시중 금리가 연 17% 수준까지 오르면서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 부담도 무거워졌다.

무차별 자산 몰수와 군수 편중의 그늘


시민과 기업이 현금을 빼내는 주요 원인은 국유화 공포다. 러시아 검찰은 지난해 515억 달러 규모의 민간 자산을 몰수했다. 지난 6월에도 농업 대기업 로사그로 창업자의 자산 7억 6000만 달러를 압류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도 경제를 압박한다. 러시아 정유 시설 30% 이상이 멈춰 섰다. 최대 온라인 쇼핑몰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 20여 곳이 파괴되어 3억 달러 이상의 시설 피해가 났다.

군수 편중 정책은 민간 경제를 빠르게 고사시킨다. 러시아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꺾였다.

10%를 넘는 높은 기준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민간 기업 투자가 크게 위축된 까닭이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민간 경제 살리기를 촉구했다. 시민 경제가 무너지면 세수가 줄어 전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유가 상승으로 가스와 석유 수입이 일부 회복됐으나, 자금 이탈과 민간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 러시아 금융 체계의 균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