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중동 몫 FMF 5200만 달러 서반구 재배정 통보…의회 "법률 요건 위반" 반발
'미국 우선주의' 앞세운 서반구 안보 재편…동맹 신뢰 균열과 안보 지형 재편 파장 대두
유럽 전력 공백 우려…의회 예산 통제권 둘러싼 입법·행정부 법적 공방 불가피
'미국 우선주의' 앞세운 서반구 안보 재편…동맹 신뢰 균열과 안보 지형 재편 파장 대두
유럽 전력 공백 우려…의회 예산 통제권 둘러싼 입법·행정부 법적 공방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 행정부가 동유럽과 중동 4개국에 배정된 대외군사금융(FMF) 자금 중 5200만 달러(약 700억 원)를 중남미 4개국으로 재배정하기로 결정하고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각) 미국 관리 세 명의 말을 인용해 국무부가 통보 절차를 밟았으며, 기존 수혜국의 FMF 지원이 전액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미국의 군사 원조 축이 대러시아 억제선에서 서반구로 급선회함에 따라 동유럽 안보 공백과 전선 방어 체계에 미칠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동유럽 군사원조 예산의 중남미 전환과 배경
미국 국무부는 슬로바키아, 북마케도니아, 튀니지, 이라크에 배정했던 FMF 자금을 파나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로 재배정하겠다는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다. 기존 4개국에 대한 FMF 지원이 완전히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별 잔여 지원 규모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자금을 서반구로 돌린 배경에는 '미국 우선주의' 안보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국무부는 이번 조치가 행정부의 국가 안보 전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남미에서 유입되는 마약 카르텔을 차단하고, 핵심 해상 무역로인 파나마 운하의 안전을 확보하며, 역내 적대 세력의 군사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는 데 자금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회의 예산권 침해 반발과 관련국 파장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진 샤힌 의원과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자금 집행을 보류시켰다. 두 의원은 서한에서 "미국 의회 양원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적으로 이 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히며 행정부의 조치가 의회가 설정한 법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의회가 제기한 법률 위반 주장에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미국의 지원금 전환 통보는 관련국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여하고 미국의 대체 지원을 기대하던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는 무기 체계 현대화 차질과 함께 전력 공백 우려에 직면했다. 유럽 나토(NATO) 동맹국 사이에서도 미국의 안보 공약이 정권에 따라 일방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불신이 번질 수 있다.
반면 파나마 등 중남미 수혜국은 역내 경비 장비 조달 기회를 얻었으나, 미 의회의 제동으로 실제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의회가 승인한 지원 패키지의 목적이 행정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선례가 남을 경우, 향후 미국의 대외 원조 전반에 대한 국제적 예측 가능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법적 충돌과 대외 안보 질서 전망
향후 사태 전개는 미 행정부와 의회 간 헌법상 예산 통제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행정부가 의회의 보류 요구를 무시하고 재배정을 강행할 경우 입법부의 승인권을 침해했다는 위법성 논란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간접 군사 지원 동력도 약화될 위험이 있다. 약속된 미국의 대체 장비 공급이 철회될 수 있다는 선례가 남으면, 다른 유럽 동맹국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을 꺼리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서양 안보 축을 서반구 중심 통제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의회와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동유럽 지역의 서방 표준 장비 도입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국들의 무기 조달 환경 변화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미국산 장비의 공급 차질 여부에 따라 방산 시장 내 다양한 공급망 대안이 거론될 여지가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 변동 가능성은 미 의회의 최종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