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TF 전성시대'라는데…상폐 속출 배경은?

글로벌이코노믹

'ETF 전성시대'라는데…상폐 속출 배경은?

국내 ETF 1163개로 늘어…9월까지 24개 상장폐지
소규모 상품 정리 및 액티브 ETF 기준 미달 사유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투자 수요 확보 실패 등에 따른 상장폐지 사례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사진=AI 합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투자 수요 확보 실패 등에 따른 상장폐지 사례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사진=AI 합성 이미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투자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지만 상장폐지 사례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유사한 투자 테마가 쏟아지면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상관계수 기준 미달 등 상폐 사유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상장 종목 수는 2018년 말 413개에서 지난해 말 1058개로 두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1~8월 127개가 신규 상장되면서 8월 말 기준 1163개로 확대됐다.

문제는 신상품이 쏟아지는 만큼 투자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상품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9월 28일까지 국내에서 상장폐지된 ETF는 총 217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규모에 따른 임의해지가 178개로 전체의 82.0%를 차지했고, 존속기한 만료는 34개(15.7%), 상관계수 기준 미달은 5개(2.3%)였다. 올해 들어서도 9월 28일까지 24개가 상장폐지됐으며, 임의해지 14개, 존속기한 만료 5개, 상관계수 기준 미달 5개로 집계됐다.

올해 7월에도 ‘HANARO 글로벌워터MSCI(합성)’가 임의해지 사유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고, 인공지능(AI) 테마 상품인 ‘PLUS 글로벌AI인프라'도 같은 사유로 상장폐지 안내가 공시됐다.

설정 후 1년이 지난 ETF의 원본액이 1개월간 계속 50억원 미만이면 투자신탁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 운용사들은 관리 비용과 사업성을 고려해 상품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올 들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인기 테마를 겨냥한 ETF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퇴출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폐지가 운용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만기형 채권 ETF는 상품 설계 당시 정해진 존속기한이 도래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26-06 회사채(AA-이상)액티브'는 지난 6월, DB자산운용의 '마이티 26-09 특수채(AAA)액티브'는 지난 9월 존속기한 도래로 상장폐지됐다. 현재 상장된 만기형 채권 ETF 가운데 올해 4분기 6개, 내년 5개, 2028년 2개의 존속기한이 돌아올 예정이어서 관련 상장폐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2월에 존속기한이 끝나는 5개 상품의 순자산만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도 처음 발생했다. 상관계수는 ETF의 일간 수익률이 비교지수와 얼마나 유사하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낸다. 패시브 ETF는 0.9 이상, 액티브 ETF는 0.7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기준 미달 상태가 3개월간 지속되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다만 상장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품에는 해당 요건의 적용이 유예된다.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종목과 투자 비중을 조절해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운용 전략이 비교지수와 크게 달라지면 수익률과 별개로 상관계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TDF2030액티브 적격’ 등 4개 상품은 지난 7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는 8월 상관계수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됐다.

업계에서는 이들 상품이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도 상장폐지된 점을 들어 현행 규제가 액티브 운용의 자율성을 제약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커질수록 운용사의 운용 기준 준수, 사후관리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맞는 제도 개선도 병행해야 ETF 시장의 질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