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출시 6주 만에 북미 1000만명 확보…광고 거치지 않고 상품 구매
아마존 자체 쇼핑 AI 4억명 이용 맞불…외부 에이전트 협력 가능성도 열어둬
아마존 자체 쇼핑 AI 4억명 이용 맞불…외부 에이전트 협력 가능성도 열어둬
이미지 확대보기메타의 인공지능(AI) 쇼핑 에이전트 '뮤즈'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마존의 핵심 수익원 가운데 하나인 광고사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한 뒤 구매까지 완료하면 아마존 쇼핑몰에 노출되는 광고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약 700억달러(약 93조5060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지만 소비자들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확산하면 기존 광고 수익 모델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의 뮤즈가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진입 경로로 떠오르면서 아마존의 광고사업과 소비자 접점 확보 전략에 도전하고 있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AI가 상품 직접 고르면 광고 효과 감소 가능성
메타가 지난 9월 출시한 뮤즈는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찾고 구매하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다.
애니메이션 형태의 가상 비서로 구현됐으며 쇼핑뿐 아니라 여행 예약과 예산 관리 등 다양한 업무도 수행한다.
메타에 따르면 출시 후 약 한 달 반 동안 미국과 캐나다에서 1000만명 이상이 뮤즈 에이전트를 설정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뮤즈가 챗GPT 이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비자용 AI 애플리케이션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알파벳의 구글과 메타에 이어 세계적인 디지털 광고업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광고 매출은 약 700억달러에 달했으며 상당 부분은 판매업체들이 아마존 쇼핑객에게 자사 상품을 먼저 노출하기 위해 지불한 광고비에서 발생했다.
소비자가 직접 쇼핑몰에 접속해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광고 상품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러나 AI 에이전트는 상품의 세부 정보와 가격 등을 분석해 구매할 제품을 선택한다.
소비자가 광고를 직접 보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WSJ는 “AI 에이전트의 상품 구매가 확산하면 판매업체들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광고에 비용을 지불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뮤즈 차단…월마트·쇼피파이는 메타와 제휴
아마존은 지난 9월 뮤즈 출시 직후 안전 문제를 이유로 뮤즈가 자사 쇼핑몰에서 구매 활동을 하는 것을 차단했다.
반면 경쟁 유통업체 월마트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는 메타와 제휴를 체결하고 뮤즈를 받아들였다.
AI 에이전트를 외부 경쟁자로 보는 아마존과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로 활용하는 업체들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출신으로 AI를 활용해 소비재 업체들의 매출 확대를 지원하는 커머스IQ를 설립한 구루 하리하란은 뮤즈와 다른 AI 에이전트의 등장이 아마존의 기존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이 오랫동안 온라인 쇼핑의 출발점 역할을 해왔지만 처음으로 유일한 진입 경로라는 지위를 잃을 위험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인 폴 그레이엄도 아마존의 외부 AI 에이전트 차단 정책이 새로운 경쟁업체에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은 X에서 아마존이 AI 에이전트를 차단한 것이 아마존 설립 이후 스타트업이 경쟁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AI 에이전트에 구매를 맡기는 것을 원하게 될 것이며 반드시 아마존이 제공하는 에이전트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체 AI 챗봇 그록을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도 아마존과 경쟁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X에 올렸다.
그록 역시 아마존 쇼핑몰에서 구매 활동이 차단된 상태다.
◇아마존 쇼핑 AI 4억명 이용…재시 CEO "광고 영향 없어"
아마존은 외부 AI 에이전트의 위협이 아직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에서 “외부 AI 에이전트를 통한 쇼핑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소비자에게 기존 쇼핑몰보다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실제 구매하는 소비자는 아직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아마존 광고사업이 의미 있는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시 CEO는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쇼핑 AI '알렉사 포 쇼핑'을 주요 대응 수단으로 제시했다.
알렉사 포 쇼핑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조사하고 비교하며 할인 정보를 추적하거나 개인별 맞춤 선물을 추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재시 CEO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4억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는 알렉사 포 쇼핑이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마존은 자체 쇼핑 AI 기능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출발점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외부 쇼핑몰 상품 2억5000만개 연계…아마존도 AI 구매 확대
아마존은 자사 쇼핑몰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까지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다른 온라인 매장의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숍 다이렉트' 기능에는 현재 2억5000만개 이상의 상품이 포함돼 있다.
또한 '바이 포 미' 기능을 이용하면 일부 외부 판매업체의 상품을 아마존 사이트를 벗어나지 않고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이 외부 AI 에이전트를 제한하는 동시에 자체 AI를 통해 다른 판매업체의 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판매업체 지원 컨설팅업체 이커머스크리스의 크리스 맥케이브 대표는 아마존이 AI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 출신인 그는 아마존이 구체적인 계획을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을 수 있지만 AI 에이전트 상거래를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마존이 외부 AI 에이전트와의 협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쇼핑 경험 개선을 위해 여러 AI 비서 및 에이전트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시 CEO도 실적 발표에서 특정 쇼핑몰에 종속되지 않은 범용 AI 에이전트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AI 쇼핑 경쟁 본격화…아마존 기존 경쟁력도 변수
AI 에이전트가 온라인 쇼핑의 구매 방식을 바꾸더라도 아마존의 기존 사업 모델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뉴버거의 대니얼 플랙스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변화하는 AI 환경에 적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마존이 빠른 배송을 비롯해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소매 유통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더라도 아마존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의 기존 물류·배송 경쟁력과 자체 AI 기술이 새로운 쇼핑 환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메타의 뮤즈와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온라인 쇼핑의 기존 규칙을 바꾸고 있지만 아마존이 소비자들의 첫 번째 쇼핑 경로라는 지위를 유지하면서 외부 AI 에이전트와 어떤 협력 관계를 구축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전했다.
특히 AI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방식이 확산할수록 온라인 유통업체와 판매업체들이 기존 광고사업의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새로운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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