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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 금융과 ‘제3의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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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 금융과 ‘제3의 길’ 찾는다

‘새로운 수익 모델’ ‘AI 등 기술력’ 한계 놓인 게임·금융
핵심 고객층 ‘MZ세대’ 향하는 게임과 금융의 ‘융합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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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달랐던 게임사와 금융사간 협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넥슨은 신한은행과 엔씨소프트는 KB증권과 협력해 새로운 사업 영역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금융업 분야로의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존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금융권도 무게중심을 온라인으로 옮기며 ‘핀테크’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블록체인, 빅테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력뿐 아니라 경쟁력 한계에 봉착해 있다. 게임사도 다르지 않다. 게임 영역이 갖는 한계 때문이다.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사와 게임사가 손을 잡고 ‘제3의 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찾는 게임사와 정보통신기술(ICT) 수혈이 다급한 전통적 금융업간 필요충분 요건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특히 금융사의 ‘미래 고객’이자 게임사의 ‘주요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확보와 관계 강화는 양 진영간 교착점이다. 이를 계기로 비즈니스 모델(BM)개발과 미래성장동력 기반 마련을 위해 게임과 금융이 용광로에서 뜨겁게 융합하며 얼개를 만들어가고 있다.

◇게임-금융의 최대 접점 ‘MZ세대’…현재와 미래 ‘큰 손’ 겨냥, 협력전선 구축


게임사와 금융사의 ‘현재와 미래 타깃’은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새로운 투자대상과 방식에 대해서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인다.

‘MZ세대’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55%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는 등 각 분야에서는 이미 ‘큰 손’으로 불린다. MZ세대에 민감한 유통시장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 명품 브랜드들도 MZ세대 흡수를 위해 전통적 마케팅을 파괴, 온라인 게임을 가미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MZ세대를 소비성향에 특화된 이커머스 시장 또한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과 정보공유에 능숙한 신흥 소비주체인 MZ세대는 금융업계에서도 핵심 고객이다. 전통적 방식의 금융업이 온라인 중심의 ‘MZ세대’와의 접점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임사 시각에선 ‘MZ세대’의 지속적인 유입에서도 게임 이외의 새로운 수익 창출은 제한적이었다.

금융사는 게임을 매개로 미래 큰손인 ‘MZ세대’ 접근이 쉬워졌고, 동시에 거부감까지 상쇄시킬 수 있다. 또 고객 유입과 유지도 수월해졌다. 게임사는 금융사와 함께 미래 가치 확보와 수익 모델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 진영간 융합은 필연적이다.

여기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을 파고들면서 금융사와 게임사와의 결합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게임사가 금융시장에 크게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AI 기술력으로 금융 서비스 시동거는 ‘넥슨-엔씨’, 내년부터 본격화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AI 기술력을 중심으로 각각 신한은행, KB증권과 손잡고 내년부터 시너지 발현에 나선다. 양 진영간 협력이 이제 시동을 걸었지만 결합 분야가 확대될수록 시너지는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넥슨과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양사 경영진 미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마련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게임과 금융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금융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결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 발굴, 금융 인프라 기반의 결제사업 추진,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 및 공동마케팅, 공동 미래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넥슨은 지난 상반기 지주사인 NXC가 자산관리 플랫폼 아퀴스를 설립, 금융 사업 진출을 채비하고 있었다. 신한은행과 협력으로 아퀴스의 인공지능을 활용, 투자 및 상담 서비스 개발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또한 넥슨의 AI 전문 연구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와 이용자 행동패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에는 현재 4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금융업체와 협력을 통해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과 인공지능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합작법인은 디셈버앤컴퍼니에 엔씨(NC)와 KB증권이 각 300억원씩 투자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디셈버앤컴퍼니는 개인별 맞춤 포트폴리오 구성과 실시간 리밸런싱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엔씨의 AI센터는 고객 자신관리와 동시에 조언까지 해주는 ‘AI PB(Private Banking)’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합작법인의 금융 서비스 과정에서 관련 기술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과 금융의 IT관련 기술확보라는 이해관계가 결합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현재와 미래의 경제 주도층인 ‘MZ세대’ 확보라는 큰 그림이 맞닿은 결과”라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