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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등 글로벌 회계업체 빅4, 미·중 충돌에 회계감사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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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등 글로벌 회계업체 빅4, 미·중 충돌에 회계감사 진퇴양난

KPMG 등 글로벌 빅4 회계법인들이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이중의 압박을 받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KPMG 등 글로벌 빅4 회계법인들이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이중의 압박을 받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4억 달러 사기 혐의로 몰락한 차이나메디컬테크놀로지에 대해 실사에 착수한 청산인 코시모 보렐리는 큰 장애물에 부딪혔다. 2005년 뉴욕에 상장된 이후 중국에서 이 회사를 감사했던 KPMG가 재무 기록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KPMG는 민감한 문서가 중국에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중국 보안법을 이유로 들었다. 법원 명령까지 어기며 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보렐리는 사라진 자금을 추적하기로 했다. 그 돈은 한 임원의 부인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1억 달러 이상의 도박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이었다.

이후 2년 동안 8명으로 구성된 그의 팀은 KPMG의 베이징 사무실 근처에 진을 치고 5000개 이상의 감사 파일에 대해 상세한 메모를 했다. KPMG는 마지못해 그들에게 문서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문서들을 넘겨주라는 법원의 명령을 무시한 혐의로 91명의 감사인들을 고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 채권은 현재 청산인들이 홍콩 KPMG를 부실 및 고의에 의한 회계부정 혐의로 고소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은 중국과 해외 규제 기관 및 기업 재무 기록에 접근하기 위한 대리인 사이의 오랜 교착상태에서 핵심 쟁점이 되었다. 이 충돌로 인해 아시아에서 30년 동안 대규모 사업을 구축해 온 딜로이트, PwC, KPMG, EY 등 4대 글로벌 회계법인은 중국정부와 싸우거나 다른 곳에서 벌점을 부과하는 사이에 끼여들었다.

4대 회계법인은 독일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 중국판 스타벅스라고 불리웠던 럭킨커피 등에서의 회계 부정행위와 깊숙이 관계돼 있다. 감사 품질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도 따갑다. 이들이 서비스하는 중국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회계 면에서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그들은 시장 과점을 줄이려는 감독당국의 위협을 받아왔으며 글로벌 사업 모델은 재검토되고 있다.

4대 회계법인은 또한 무역 및 안보 문제로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갈등의 또 다른 요소이자 초점이다. 미국은 이미 세 개의 중국 대기업의 상장폐지와 함께 중국 군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들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지분 보유 금지를 이끌어냈다. 이들 기업의 대다수가 4대 회계법인의 고객이다.

문제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미국에 상장된 외국 기업은 미국의 재무감사를 받아야 하며 미국 규제기관의 검토를 통과해야한다는 법을 시행하면서 불거졌다. 이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과된 것이다. 회계법인들이 미국과 중국의 전쟁 와중에 끼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부는 미국이 안보 규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다수의 기업들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2차 IPO에 나섰다. 홍콩 증시의 유례없는 호황이 지난해부터 일어난 이유다.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회계시장을 주름잡고 았는 빅4 회계법인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140여 개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다. 인터넷 창업 붐으로 빅4의 중국 사업장은 전체 글로벌 인력의 6%에 달한다. 영국 규모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요 고객인 알리바바, 장둥닷컴, 바이두 등 중국 최대의 기술회사 중 상당수는 미국 규제당국에 중국 감사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들 회계법인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관할권을 두고 줄타기를 해야 한다. 중국이 미국과 타협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무역에서 시작된 분쟁은 기술전쟁, 금융전쟁으로 번지고 있으며 이제는 지정학적인 국소 군사분쟁까지 발전하고 있다.

4대 회계법인들은 미중 분쟁이 지속되는 한 양 세력 간의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