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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中 IT업계 '성범죄·갑질' 발칵…치열한 경쟁 속 소외된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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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中 IT업계 '성범죄·갑질' 발칵…치열한 경쟁 속 소외된 인권

알리바바 여직원 추정 "출장가서 남자 선배에게 성폭행 당했다"
블리자드, 임원진 묵인 속 여직원 차별·성폭행…"근간 흔들렸다"
네이버, 극단적 선택 이어진 '직장 내 괴롭힘'…IT업계 오명 만들어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픽사베이
IT·게임업계의 갑질과 성폭력이 한국과 미국을 거쳐 중국에서도 터졌다.

국내 최대 포털기업인 네이버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미국 최대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에서는 임금 차별과 성희롱, 성폭행 등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어 최근 중국 IT기업인 알리바바에서는 직장 상사와 고객이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8일(현지시간) 더 가디언과 로이터, CNBC 등 외신들은 중국 IT기업인 알리바바 사내망에 게시된 여직원의 글을 인용하며 해당 여직원이 출장 중 고객과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지난달 27일 상사와 산둥성 지난시로 출장을 갔다. 이후 고객과 술자리에서 고객이 자신에게 입맞춤을 했으며 만취한 뒤 정신을 차렸을 때 옷이 벗겨져 있었고 지난밤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여성은 지난 2일 본사로 돌아와 인사과와 고위 임원진에게 이 사실을 보고한 뒤 상사의 해고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임원진들은 “여성이 주도한 것”이라며 경찰에 발뺌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고 파장이 커지자 조나단 장 알리바바 최고 경영자는 7일 회사 내부 게시판을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조나단 장은 "사과해야 하는 건 인사과만이 아니다. 관련 경영 부서 관리자들 역시 제때 대응하지 않은 것과 침묵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부터 시작해서 경영, 인사, 알리바바의 모든 임직원들은 공감하고 성찰하고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는 이번 사태에 대해 내부 팀을 설립하고 경찰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국(DFEH)은 사내 성폭력과 성차별을 방치한 혐의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로스앤젤리스 고등법원에 고소했다.
DFEH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전체 직원 중 20%를 차지하는 여성 직원에 대해 임금, 직무조정, 승진 등에서 차별을 줬다. 또 회의실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유실의 여성 직원들을 내쫓는가 하면 남성 직원이 근무시간에 여성 직원에게 업무를 넘기기도 했다.

출장 중 남성 상사가 여성 직원을 성폭행한 뒤 누드사진을 돌려보는 등 지속적인 성희롱이 이어져 해당 여성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블리자드 직원들은 SNS를 통해 그동안의 피해 사례를 폭로하며 파업에 나선 상태다. 이 때문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확장팩과 ‘오버워치2’ 등 블리자드 주요 게임들의 출시도 무더기로 연기된 상태다.

게임팬들은 이 같은 사실이 단기간에 이뤄진 게 아닌 블리자드의 오랜 기업문화라는 점에 큰 충격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보이콧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5월에는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과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네이버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네이버노조와 동료 직원 등이 폭로한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일체를 검찰에 송치했다.

실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 A씨는 직속 상사에게 지속적인 폭언을 들었고 업무에서도 노골적으로 배제됐다. A씨의 동료 직원들은 회사 측에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네이버는 이에 대한 조사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밖에 최근 3년간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야간·휴일근로수당 약 86억7000만원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A씨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겪은 직원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가 임원급을 제외한 네이버 전체 직원 40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1982명(52.7%)이 최근 6개월 이내 한차례 이상 괴롭힘을 당했다고 전했다.

또 10.5%는 6개월 동안 일주일에 1번 이상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폭언과 폭행을 당한 직원은 8.8%, 성희롱을 당한 직원은 3.8%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당시 "무엇보다도 고인과 유가족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노조는 "조사 결과는 노동조합이 자체조사를 진행하면서 파악한 현실을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었다"며 ‘“회사의 신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