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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 박기훈號, IPO 좌초된 속사정 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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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 박기훈號, IPO 좌초된 속사정 알아보니...

시장에서 SM상선 '몸값' 크게 낮아
공모가 통한 자금 조달 어려워 IPO 철회 카드 내놔
SM상선 컨테이너선이 운항하고 있다. 사진=SM상선이미지 확대보기
SM상선 컨테이너선이 운항하고 있다. 사진=SM상선
국내 컨테이너선사 SM상선(대표 박기훈)이 당초 기대와 달리 기업공개(IPO)를 포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M상선은 지난 3일 전자공시시스템(다트)을 통해 IPO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SM상선 관계자는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하기 위한 수요 예측을 실시했는데 기대했던 기업 가치를 얻지 못해 IPO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SM상선, 기대만큼 시장에서 '몸값' 높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상황 속에서 나름 실적호조 성적표를 거머쥔 SM상선이 IPO를 포기하자 예비 주주를 비롯한 대다수 관계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까지 영업 손실을 기록했던 SM상선이 2020년 연간 영업이익 1406억 원, 올 상반기 영업이익 3089억 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국 해운 컨설팅 업체 드류리(Drewry)는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에도 물류 지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해운업 정상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 대부분은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SM상선은 이달 초 희망 공모가를 1만8000~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SM상선은 총 3384만4220주를 모집해 6092억~8461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또 당초 계획대로 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후 미국 동부 노선에 투입할 신규 조선을 확보한다는 게 SM상선의 '큰 그림'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SM상선의 내년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희망 공모가 최저치로 산정한 시가총액이 1조5000억 여원에 불과하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SM상선이 수요 예측을 실시한 결과 기대보다 공모가가 낮게 평가돼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IPO를 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운업, '피크아웃' 전망 제기돼 향후 업황 불투명


SM상선이 기대 이하의 저평가를 받은 데에는 해운 업황이 '피크아웃(고점 통과)' 됐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즉 해운업이 고점에 도달한 후 향후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9일 4567.2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2일보다 16.1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SCFI는 지난달 8일 4647.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연이어 하락했다. 3주 연속 하락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IPO 철회로 사실상 올해 내 상장은 물 건너갔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SM상선이 IPO 시장서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해운업계 실적은 1, 4분기보다 2, 3분기가 높다. 즉 IPO 철회 후 4분기와 2022년 1분기 실적은 올해 2, 3분기 실적보다 낮아 시장 이목을 집중 시키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IPO 재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M상선이 내년 중순이 돼서야 IPO 재추진을 검토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n5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