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배터리에 대한 집중· 전고체배터리 행보에 따라 전략 엇갈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배터리 생산 설비를 꾸준히 증설해 '규모의 경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삼성SDI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증설을 추진해 수익 증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수주잔고(앞으로 납품할 물량)를 앞세워 설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증설해 중국 기업과 정면 승부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 설비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려 중국 대표 배터리 기업 CATL과 정면 대결에 나선다.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430GWh 규모의 설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 438GWh 규모의 배터리 설비를 갖출 CATL과 한판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중국 기업 인건비는 한국 기업 인건비보다 크게 낮다. 이에 따라 거의 대부분 한국 기업이 제품 가격이 아닌 품질과 성능 개선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기술력도 충분히 갖춰 이를 통해 중국 기업과 배터리 생산 설비 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 경쟁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SDI, 투자 늘리기 보다는 수익성 증대가 우선
삼성SDI는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3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액 3조4398억 원, 영업이익 373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성적표다.
특히 삼성SDI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분기 최고 실적이다. 이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자동차 배터리가 속한 에너지와 기타 매출은 2조74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0%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20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2025년 배터리 생산 설비 규모는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작을 것으로 예상되며 수주 잔고도 가장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메리츠증권 보고서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SDI의 수주 잔고는 80조 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180조 원), SK이노베이션(220조 원)에 비해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리튬배터리, LFP(리튬·인산·철)배터리가 혼용 되고 있다. 그런데 2025년부터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 되면 리튬배터리와 LFP배터리 수요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꾼 배터리다. 이에 따라 화재에 민감한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적용해 화재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이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무게와 부피도 줄어 리튬이온 배터리가 갖고 있는 용량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시장 규모 측면에서 삼성SDI가 기존 두 업체에 비해 다소 열세"라며 "그러마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삼성SDI가 배터리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안정성에 대규모 수주잔고 힘입어 공장 증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배터리 설비 규모는 200GWh다. 이는 규모 측면에서 보면 LG에너지솔루션(430GWh) 에 밀리지만 삼성SDI(153GWh)에 비해 규모의 경제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배터리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성능도 안정적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대한 화재 소식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픽업트럭 1위 브랜드 포드(Ford)와 손잡아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설비 증설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州)에 배터리 1공장과 2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지난 9월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각각 43GWh, 86GWh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2025년 새로운 배터리 최강자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