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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멕시코 “리튬 국유화 제외” 中 간펑리튬이 쾌재 부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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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멕시코 “리튬 국유화 제외” 中 간펑리튬이 쾌재 부른 이유

리튬 가격 추이. 사진=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이미지 확대보기
리튬 가격 추이. 사진=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은백색의 희귀 광물인 리튬은 ‘하얀 석유’ 또는 ‘하얀 금’으로도 불린다.

지구촌이 ‘탄소 배출 제로’를 향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를 만들 때 필수적인 소재인데다 전기차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전기차 시장의 호황 속에 생산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이유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 5월과 11월 사이 두 배로 뛰었고 올해 전체로 따지면 무려 240%나 급등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리튬 생산에 대한 신규투자가 감소, 리튬 공급 부족이 생기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진 결과로 분석하면서 앞으로 리튬 확보 경쟁이 세계적으로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에서 리튬을 비롯한 ‘국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광물’로 지정해 이들의 생산을 국유화하겠다는 방안을 지난 10월 밝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리튬 생산은 예외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멕시코 정부 예외 결정에 안도의 한숨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 간펑리튬이 멕시코주 소노라주에서 건설 중인 리튬 광산. 사진=멕시코나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 간펑리튬이 멕시코주 소노라주에서 건설 중인 리튬 광산. 사진=멕시코나우


2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간펑리튬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유는 멕시코 북서부 소노라주에 있는 대규모 리튬 광상을 지난 8월 영국의 리튬 채굴업체 바카노라로부터 5000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내고 넘겨 받았으나 멕시코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가 마지막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소노라의 리튬 광상은 미국 국경에서 170㎞ 떨어진 곳에 위치해 미국 시장에 리튬을 공급하는데 매우 유리한 이점을 안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해온 간펑은 세계 3위로 꼽히는 글로벌 리튬 생산기업으로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인 칠레는 물론 멕시코에서도 리튬 광산 확보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소노라의 리튬 광상을 확보한지 두달이 흐른 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전략 광물에 대한 국유화 방침을 발표하자 간펑을 비롯해 멕시코에 묻혀 있는 리튬에 군침을 흘리던 광산 업체들은 멘붕에 빠졌다.

리튬이 국유화 대상에 포함되면 그동안 공들인 작업이 모두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간펑의 경우에는 이미 리튬 광산 신축 공사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멕시코 정부가 지난주 낭보를 알려왔다. 리튬 생산시설은 국유화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결정이었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판단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사진=로이터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리튬을 국유화 대상에 빼기로 한 것은 큰 맥락에서는 멕시코 정부가 리튬의 지정학적 가치를 고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멕시코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중국 자본을 계속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멕시코 에너지산업 전문가인 칼로스 플로레스는 알자리라와 인터뷰에서 “멕시코와 중국이 최근 들어 협력관계를 확대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 멕시코시티 지하철 개선 사업을 중국 기업들이 벌이고 있고 멕시코 동부 유카탄반도를 가로지르는 마야 관광열차 사업도 중국 기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멕시코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튬을 전략 광물로 지정할 경우 중국 기업들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 관계도 불편해질 수 있다는 것.

◇격화되는 남미의 리튬 확보 경쟁


중국의 국영자원기업 차이나민메탈에 따르면 간펑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리튬을 공급해온 협력업체로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리튬 생산량의 24%를 담당했다. 전년의 점유율이 18%였던 점을 감안하면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리튬 광상을 새로 확보해 생산량을 늘려가지 않으면 급팽창하는 리튬 수요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간펑이 멕시코 리튬 광상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리튬 매장량을 자랑하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에서 중국과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전세계 광산업체들이 리튬 광상 확보를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이유다.

앞으로는 리튬이 석유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전략적인 가치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경쟁의 주요한 배경이다.

미국 싱크탱크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의 마가렛 마이어스 아시아·남미지역 본부장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글로벌 리튬 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리튬 확보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