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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차기 하나금융 회장, 위기 속 기회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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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차기 하나금융 회장, 위기 속 기회 엿보다

하나·외환 통합 당시 초대 행장···‘영업통’으로 대내외적 신임 두터워
코로나19 등 악재 돌파할 키워드 ‘디지털’, ‘글로벌’···사상 최대 실적 발판으로 ‘도약’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사진=뉴시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하나금융의 새로운 회장에 낙점됐다. 금융권에선 함 부회장이 통합 하나은행의 초대 은행장으로서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하나금융지주 조직을 안정화 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데 적합한 인사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함영주 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함영주 부회장은 195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강경상고를 졸업 후 곧바로 서울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바쁜 은행 업무 속에서 틈틈이주경야독하며 학업을 병행해 단국대를 졸업했다. 고졸 출신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지역본부장과 은행장, 지주 부회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 됐다.

그는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KEB하나은행’에서 초대 은행장을 맡았다. 양 은행 직원들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진두지휘하며 대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도 얻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출범 첫해 9970억원이었던 순이익을 2016년에는 1조3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9% 늘렸다. 2017년에는 순이익이 2조2035억원으로 53.23%나 폭증하는 등 하나은행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하나은행 연간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이미지 확대보기
하나은행 연간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함 부회장은 2016년부터 그룹 부회장직도 겸직해 은행은 물론 계열사 전반에 대해 영향력을 넓혔다. 2020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그룹 전략, 재무 기획 등도 총괄했다. 이후 ESG총괄부회장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주주와 직원들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함 부회장은 김정태 현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2인자로 평가받게 됐다. 김 회장의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함 부회장이 거론돼 욌다. 실제, 그는 지난 2021년 초 김 회장의 4연임 확정 전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문제는 사법리스크···“해소 어렵지 않아 보여”

함 부회장의 회장 취임까지 남은 문제는 사법리스크다. 현재 함 부회장은 금융감독원의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관련 제재에 대해 중징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오는 16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한 채용 관여 혐의 관련 1심 선고도 오는 25일 잡혀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함 부회장의 법률리스크 해소가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DLF 제재 관련 행정소송에서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이 승소한데 이어 11월에는 채용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혐의의 금융권 수장들이 연달아 무죄 선고를 받은 만큼 함 부회장 역시 승소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 회추위가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한 것도 이같은 이유가 작용한 탓이다.

◆산적한 과제와 코로나19發 악재, 글로벌 강점으로 정면돌파

이번 하나금융의 수장 교체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신규 확진자가 5만명을 돌파하는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나 주요국 통화정책 변동 등 국내 경기 및 금융의 불확실성만 커진 탓이다.

특히 지난해 하나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하며 주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올해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코로나19 금융 지원 조치를 앞둬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도 활성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 예상된다. 자칫, 신임 회장이 이같은부담을 모두 떠안게 될 수 있다.

이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고자 함 부회장은 당장 글로벌 부문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당초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전체 이익의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김정태 회장의 비전대로 글로벌 부문 확대에 주력했다. 특히 글로벌 지급결제 플랫폼 ‘GLN(Global Loyalty Network)’는 타 금융사와 차별화된 하나금융만의 강력한 무기다.

함 부회장은 김정태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역대 최고 수준의 글로벌 경영성과도 거뒀다. 실제 함 부회장은 취임 첫해 적자를 기록하던 중국법인의 순이익을 1년 만에 흑자로 바꿨다. 2년 뒤에는 순이익도 두배 가량 급증시켰다. 글로벌 지점 직원 96%를 현지인으로 채우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함께 함 부회장 특유의 친화력도 발휘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 2019년 10월 중국 길림성 장춘시정부 회의실에서 리우신 장춘시 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 선정 기념패를 수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 2019년 10월 중국 길림성 장춘시정부 회의실에서 리우신 장춘시 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 선정 기념패를 수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함 부회장은 중국 길림성 장춘시의 금융발전과 사회공헌 등에 기여한 공로로 장춘시로부터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 적임자


디지털 전환 역시 함 부회장의 최우선 과제다. 최근 김정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금융의 모든 영역을 갖고 있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시총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등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그룹의 디지털 핵심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선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생존코자 전통적 금융 프로세스를 디지털화 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다.

하나금융 역시 올해 경영목표로 ‘디지털 퍼스트’를 꼽으며 지난달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부회장-총괄-부서’ 체제를 ‘총괄-부서’ 2단계로 축소시키고,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DT(디지털전환) 혁신 본부’도 신설해 컨트롤 타워 기능도 강화했다. 또한 마이데이터 출시에 맞춰 그룹 통합플랫폼인 ‘하나 합’을 선보이며 디지털 강화에 나선 상태다.

회추위의 유래 없이 빠른 후보 추천도 이런 위기감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회장 후보 추천 결정은 숏리스트 발표 후 11일 만이다. 설연휴를 제외하면 6일, 주말을 제외하면 고작 4일만에 결정된 셈이다.

이는 새로운 리더를 발굴해 검증하는 시간을 거치는 대신 능력과 성품 등이 검증된 함 부회장을 수장으로 내정해 회장 교체 과정에서 생길 혼란을 최소화하고, 그 여력을 혁신에 집중시킨다는 발상으로 보여진다.

특히 지난 10년간 김정태 회장 체제하 하나금융이 기존 금융업에 기반한 외형적 성장에 주력했다면, 차기 회장 체제 하의 하나금융은 미래 성장 동력을 새롭게 구축해야한다. 때문에 하나금융을 혁신 과정에서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 회추위의 판단이다.

함 부회장 단독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회추위는 “함영주 회장 후보는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줬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