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애플 '아이폰 구독서비스' 추진, 삼성 밀어내기 전략(?)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애플 '아이폰 구독서비스' 추진, 삼성 밀어내기 전략(?)



삼성전자 갤럭시 S21(왼쪽)과 애플 아이폰13. 사진=폰아레나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갤럭시 S21(왼쪽)과 애플 아이폰13. 사진=폰아레나


세계 스마트폰업계의 최강자 미국의 애플이 승부수를 던져졌다.

아이폰을 비롯해 애플이 자랑하는 인기 디지털 단말기를 구독 서비스 형태로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고가의 아이폰을 돈을 주고 사지 않고 매달 구독료를 내는 식으로 아이폰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그것도 세계 1위 업체가 스마트폰을 구독 서비스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란 점에서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애플이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아이폰 기기 변경도 매우 수월해지기 때문에 스마트폰 소비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이 아이폰 구독서비스를 추진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삼성전자를 밀어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애플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천하무적에 가까울 정도로 막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과 관련이 깊다. 격차는 있지만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외국기업으로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이르면 올해말부터 아이폰 구독서비스


애플 관계자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밝힌 바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가를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 형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애플이 새로운 승부수를 검토하고 나선 배경과 관련해서는 매출을 새로이 끌어올릴 수 있고 아이폰의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선뜻 구매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아이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애플뮤직(음악), 애플TV(영상), 아이클라우드(자료저장), 애플 아케이드(게임) 등 디지털 콘첸츠 서비스를 구독료 형태로 운영해왔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하드웨어 단말기에도 구독료 모델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폰 구독서비스 추진과 삼성전자 밀어내기


그러나 미국 IT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애플이 스마트폰에 구독서비스를 처음 적용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고 나선 배경에는 삼성전자도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최근 기준으로 57%선으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애플보다 많이 낮은 28% 정도.

압도적인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애플이 구독 서비스를 아이폰 판매에 적용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에게 30%에 가까운 점유율마저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전략, 즉 삼성전자를 미국 시장에서 아예 밀어내겠다는 야심찬 전략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샘모바일의 관측이다.

아이폰을 구독 서비스로 파는 것과 삼성전자의 입지를 좁히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관계가 깊다. 아이폰 가격이 내려가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그만큼 잠식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아이폰을 사고 싶지만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대신 선택하는 소비자가 그동안 많았던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낮추는 대신 구독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아이폰의 문턱을 낮추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게 샘모바일의 분석이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샘모바일은 “최소 12개월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에 대해서는 아이폰 기기 변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관측이 사실이라면 대체로 1년마다 나오는 새 아이폰 모델을 거금을 주지 않고도 구독 서비스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어서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삼성전자의 2위 자리를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생태계 밀리는 삼성


삼성전자도 자사 스마트폰에 대해 구독 서비스를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럴 수 있고 실제로 삼성전자가 시도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삼성은 지난 2020년 미국 시장에서 ‘삼성 액세스’라는 이름의 사실상 구독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아 삼성은 지난해말 이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경쟁관계인 삼성클라우드 서비스도 인기를 끌지 못해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구독료 모델을 적용할 방침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에서도 새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국내언론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중단시킨 삼성 액세스를 조만간 업그레이드해 미국 시장에서 다시 선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샘모바일은 이 정도의 대응으로 애플의 공세에 맞서는 것은 역부족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맞불 성격의 구독 서비스를 내놓는다해도 애플이 그동안 구축해온 자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광범위한 디지털 생태계에 맞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샘모바일은 “아이폰은 처음으로 구독료 모델이 적용되는 것이지만 애플 고객들은 이미 그전부터 다른 애플 제품 관련 구독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애플의 전략이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반면 삼성은 애플과 같은 디지털 생태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하루아침에 이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