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투언 2호기 日 배제 공식화… 러시아와 1호기 협상은 1월 내 매듭
'가성비·납기' 갖춘 韓 원전 유력 대안… 체코 수주 잇는 '낙수효과' 기대
웨스팅하우스 분쟁·금융 조달은 난제… '대나무 외교' 맞춤형 전략 필요
'가성비·납기' 갖춘 韓 원전 유력 대안… 체코 수주 잇는 '낙수효과' 기대
웨스팅하우스 분쟁·금융 조달은 난제… '대나무 외교' 맞춤형 전략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베트남 국영 통신사(TTXVN)는 지난 8일(현지시각)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가 원전 건설 지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일본과의 닝투언 2호기 원전 협력 중단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日 협력 종료·러시아 밀착… 급변하는 베트남 원전 지도
보도에 따르면 팜 민 찐 총리는 산업통상부에 "일본 측에 닝투언 2호기 원전 투자 협력 중단을 공식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2010년 일본과 원전 건설 협력을 맺은 지 17년 만의 결별 선언이다. 닝투언 원전 프로젝트는 2009년 국회 승인을 받아 추진됐으나, 2016년 재정 부담과 안전 우려로 중단됐다. 이후 2024년 말 베트남 지도부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심각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전 재가동을 결정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총리는 닝투언 2호기 건설을 맡은 국영 석유가스그룹(PVN)에 "현재 정세에 맞는 첨단 원천 기술을 보유한 새로운 파트너를 선정하라"고 주문했다. 기존 일본이 작성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 등 자료는 활용하되, 시공과 기술 제휴 파트너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러시아가 참여하는 닝투언 1호기 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찐 총리는 국영 전력공사(EVN)에 "러시아 측과의 투자 협상을 이달 안으로 완료하라"고 못 박았다. 이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조기에 마치고 본사업 궤도에 올리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베트남 정부는 원전 건설을 국가 중요 프로젝트로 격상하고, 관련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특별법 제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기술력+가성비' 무장한 韓 원전, 유력 대안 부상
일본의 탈락과 베트남의 '첨단 기술 파트너' 모집 선언은 한국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요구하는 '첨단 기술'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하는 유력 후보로 한국을 꼽는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과 운영으로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또한, 최근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서방 기술 규제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시공 능력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공기(공사 기간) 준수와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한국은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에 원전을 짓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일본의 빈자리를 채울 최적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러·서방 사이 '균형점' 찾기… 금융 조달·IP 분쟁이 '변수'
다만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베트남 특유의 '대나무 외교(실리 중립 외교)' 노선과 금융 조달 문제가 변수로 꼽힌다.
베트남은 러시아와 전통적인 우방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피해야 하는 복잡한 외교 셈법을 안고 있다. 1호기를 러시아에 맡기면서 2호기는 서방 기술을 가진 국가와 협력해 균형을 맞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국보다는 제3국을 선택하거나 기술 이전 조건을 까다롭게 내걸 수도 있다.
한국(한수원)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겪었으며, 2025년 초 합의 또는 협력 모색 단계에 들어섰으나 여전히 독자 수출에는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다. 이는 베트남이 제재 리스크가 없는 제3국(프랑스 등)을 고려하거나, 한국에 더 까다로운 기술 이전 및 면책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막대한 건설 비용 조달도 핵심 과제다. 베트남은 재정 건전성을 우려해 정부 보증을 최소화하고 파트너사가 금융 패키지를 제공하기를 원한다. 과거 일본이 고배를 마신 이유 중 하나도 재정 지원 조건 이견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개도국 원전 수출은 기술력만으로 성사되지 않는다"며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 금융 기관이 참여해 매력적인 장기 저리 차관 등 금융 패키지를 구성하고, 현지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안을 제시해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한다.
팜 민 찐 총리가 "원전 건설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라"고 지시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지금, 한국 정부와 원전 업계가 기민하게 움직여 '제2의 중동 붐'을 동남아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