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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밀어내기’ 공습...가솔린차 650만대 전 세계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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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밀어내기’ 공습...가솔린차 650만대 전 세계로 쏟아진다

체리·상하이차 등 국영 기업 주도로 동유럽·남미·아프리카 시장 잠식
2030년 글로벌 점유율 30% 전망... 기존 완성차 업체 생존 위기 고조
중국 자동차 산업이 자국 내 전기차(EV) 급성장으로 갈 곳을 잃은 막대한 양의 가솔린 차량을 세계 시장에 투하하며 글로벌 자동차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자동차 산업이 자국 내 전기차(EV) 급성장으로 갈 곳을 잃은 막대한 양의 가솔린 차량을 세계 시장에 투하하며 글로벌 자동차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산업이 자국 내 전기차(EV) 급성장으로 갈 곳을 잃은 막대한 양의 가솔린 차량을 세계 시장에 투하하며 글로벌 자동차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산업계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올해 6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전기차를 제외한 가솔린 차량이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 "2000만 대 생산 라인이 멈췄다"... 과잉 생산의 역습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단 몇 년 만에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연간 3000만 대 규모에 달하던 기존 가솔린차 조립 라인이 심각한 가동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내 가솔린차 유휴 생산 능력이 연간 약 200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비효율적 운영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고,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파산을 피하기 위해 남은 재고와 생산 능력을 해외로 돌리는 ‘수출 드라이브’를 선택했다.

자동차 컨설팅 업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CEO는 "중국 내 과잉 수용 능력이 이제 전 세계를 향해 쏟아져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국영 대기업의 반격... '합작 투자의 몰락'이 부른 수출 광풍


흥미로운 점은 이번 가솔린차 수출을 주도하는 세력이 BYD 같은 신흥 전기차 업체가 아니라, 상하이자동차(SAIC), 체리(Chery), 창안(Changan) 등 전통의 국영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과거 폭스바겐(VW), GM 등 외국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쌓았으나, 최근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에 밀려 판매량이 급락하자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체리자동차의 성장은 독보적이다. 2020년 73만 대였던 전 세계 판매량은 2024년 260만 대로 폭증했으며, 이 중 80%가 가솔린 모델이다.

이들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동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2차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기존 유럽 및 미국 브랜드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 2030년 세계 시장 30% 장악... "타인의 희생 위에서 성장"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2030년까지 중국 외 지역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판매량이 현재보다 400만 대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내수 시장 성장을 포함하면 향후 5년 내 중국 브랜드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30%를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이사는 "중국의 성장은 기존 글로벌 제조사들의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서방 정책 입안자들이 중국산 '전기차'의 보조금 위협에 집중하는 사이, 신흥국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운 중국산 '가솔린차'가 폭스바겐과 도요타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 "단 한 개의 여행가방만 들고 오라"던 보조금의 부메랑


이러한 공급 과잉은 중국 지방 정부의 무분별한 보조금 정책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방 정부들은 경제 목표 달성을 위해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공장 건물까지 지어주며 기업 유치 경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공장은 신설되고 가솔린 공장은 전환되지 못한 채 방치되면서 전체 산업이 ‘생존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자일스 테일러 FAW 부사장은 "중국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너무 많고 치열한 경쟁의 문턱에 서 있다"며 "수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수익성을 위한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발 가솔린차의 공습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