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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의무화, OTT 시장 재편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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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 의무화, OTT 시장 재편시킬까?

넷플·SKB 재판에 관련법 필요성 커져
20일 국회 과방위 개정안 상정 가능성
월 구독료 인상·통상 마찰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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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으면서 콘텐츠제공사업자(CP)사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의무화 법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망 사용료가 의무화 되면 그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부터 제기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갈등은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가 항소심을 제기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오픈 커넥트(OCA)를 통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의 트래픽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며 전 세계 어느 ISP에게도 망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OCA는 실제 트래픽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효과가 없으며 넷플릭스 서비스로 인한 트래픽 부담이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갈등이 확대되면서 업계에서는 망 사용료 입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망 사용료 의무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CP사들은 망 사용료 입법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국내 인터넷망을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국내 OTT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국내에서 구독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와 구독료는 별개”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구독료가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편인 만큼 구독료를 인상할 명분은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올해 초 구독료를 인상해 미국은 스탠다드 플랜 요금이 월 15.49달러(약 1만9000원), 캐나다는 월 16.49 캐나다 달러(약 1만6000원)다. 국내에서는 같은 요금제를 1만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넷플릭스는 법적인 결과나 네트워크 비용 지급과 구독료를 완전히 별개로 보고 있다"며 "특정 국가에서 가격을 높일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넷플릭스가 국내 구독료를 인상할 당시에도 "세계적으로 구독료가 약 두 번씩 인상된 가운데 한국에서는 2016년 진출 이후 첫인상"이라며 "이번 구독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요금은 미국, 일본보다 저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망 사용료와 관련된 추가 구독료 인상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월 사용자수(MAU) 1000만명 내외를 유지하며 2위 웨이브와 격차를 2배 이상 벌리고 있다. 이미 올해 초 구독료 인상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던 넷플릭스는 추가 가격인상이 있으면 성장세가 또 정체될 수밖에 없다.

다만 망 사용료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제 통상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는 "지난해 여름 여러 한국 국회의원들이 콘텐트 제공 사업자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망 사용료'을 내도록 하는 여러 법안을 발의했다"며 "만약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한국의 국제 통상 의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 국회는 2020년 5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거대 CP들로 하여금 네트워크 안정화에 기여하도록 했다. CP업계에서는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의무를 부과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 국회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관련업계에서는 인앱 강제결제 금지법에 대해서도 USTR이 같은 논리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도 빅테크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반독점 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